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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새판 짜는 경사노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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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위원들 해촉 후 2기 경사노위 출범 검토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 위원들을 해촉(解囑)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이후 문성현 현 경사노위 위원장을 다시 위원장으로 임명해 제2기 경사노위를 출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일 경사노위 등에 따르면, 대통령의 이런 조치는 지난 7월 경사노위 위원들 스스로 건의한 내용을 받아들인 것이다.

경사노위는 작년 11월 노사정위원회를 대체하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 기구로 출범했다. 하지만 올해 2월 청년·여성·비정규직 계층별 대표 3명이 탄력근로제 노사정 합의에 반발하며 본회의를 보이콧하기 시작해 어떤 안건도 의결하지 못하는 '식물' 상태에 빠졌다. 이들은 사회적 취약 계층의 참여를 확대하겠다며 지난해 11월 경사노위가 출범할 당시 한국노총의 추천으로 위촉됐는데, 이후 민주노총과 거의 같은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자 경사노위 본위원회 17명 위원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당연직 위원 5명과 사퇴를 거부한 3명의 계층별 위원을 제외한 나머지 9명이 지난 7월 대통령에게 자신들을 해촉하고 완전히 새로운 판을 짜달라고 건의했다. 문성현 위원장 등이 반년 동안 설득했는데도 청년·여성·비정규직 계층별 대표 3명이 마음을 돌리지 않아, 지금 경사노위를 유지하는 게 더 이상 의미 없다는 판단에 따른 행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들의 건의를 받아들이되, 문성현 현 위원장을 재임명하는 방식으로 유임시키는 한편, 계층별 위원 3명 중 아직 남아 있는 2명을 해촉해 경사노위를 개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사노위 관계자는 "청년 몫 위원인 김병철 청년유니온 위원장의 경우 해당 단체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경사노위 위원직에서 사퇴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사노위는 후임 계층별 위원을 추천해 달라고 한국노총에 간접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사노위에 따르면 계층별 3인은 노동계 추천으로 임명되는데, 현재 민주노총이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지 않아 한노총이 추천 권한을 갖고 있다. 한노총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는 편향되지 않고, 각 계층을 제대로 대변하는 인물로 골라 추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사노위 2기는 민노총 색깔이 더욱 빠진 상황에서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곽창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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