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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은평자원순환센터 “악취·교통 체증 우려” VS “생활 지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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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서울 외곽 차별 말라” … 구청 “법에 따라 진행된 것”

파이낸셜뉴스

19일 서울시 은평구 구파발래미안9단지에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설립을 반대하는 현수막들이 베란다와 단지 입구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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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큰 쓰레기장 결사반대’, ‘주민 동의 없는 광역쓰레기장 결사반대’
서울 은평구 구파발 래미안9단지 아파트 앞에 현수막이 곳곳에 펄럭이고 있다. 현수막에 묘사된 쓰레기장의 본래 이름은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이하 자원순환센터)다.

은평구는 2000년도에 처음으로 진관동 76-20번지 일대에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를 추진했다. 이후 타당성 조사를 거쳐 2017년에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은평뉴타운 주민들이 악취, 교통 체증 등의 우려로 사업 백지화를 외쳐 구청과 갈등을 이어왔다.

자원순환센터 설치로 주민이 가장 걱정하는 건 악취와 교통체증이다.

구파발래미안9단지 옆 어울림에 거주하는 강혜진씨(36)는 “아파트 분양 받기 전에는 쓰레기장이 들어온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쓰레기장이 건립되면 악취가 풍기고 쓰레기를 옮기는 차량으로 가뜩이나 도로도 좁은데 교통 체증이 늘어날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정규환 은평구청 시설건립추진단장은 악취 문제에 대해 “1999년부터 운영된 중구자원재활용처리장은 도로 하나를 경계로 있는 아파트가 있지만 악취 문제로 인한 민원이 없다”면서 “중구자원재활용처리장은 악취 제거를 위해 활성탄만 사용하지만, 은평구는 여기에 더해 세정탑도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교통체증에 관해 그는 “하루에 90대 수거차량이 392회 운영될 예정인데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밤 12시부터 새벽 6시가 집중 운행시간”이라며 “게다가 수거차량은 통일로 뿐 아니라 자유로·권율대로 등으로 나눠 이동해 교통 체증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평구가 서울 외곽 지역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은평뉴타운에 거주하는 김한영(45)씨는 “서울 25개 지역구 중에 소각장, 음식물처리장, 재활용처리장 등 폐기물처리시설이 하나도 없는 구가 9개나 된다”며 “은평구는 은평환경플랜트라는 소각장이 있는데 왜 폐기물처리시설을 하나 더 지어야 하냐”고 불만을 나타냈다.

은평구청은 은평환경플랜트와 자원순환센터 설치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정규환 단장은 “은평환경플랜트는 은평뉴타운을 개발하며 SH공사가 폐기물처리시설 촉진에 관한 법률 6조에 따라 2009년에 의무적으로 설치한 것”이라며 “자원순환센터는 그보다 이전인 2006년도에 국토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부지에 폐기물처리시설을 짓기로 결정됐기에 둘을 달리 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구청이 끝없이 설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해당 지역 아파트 분양 당시 폐기물처리시설 관련 내용이 고시가 됐는데 사업을 백지화하는 걸 말이 안 된다. 해당 부지 말고 재활용 처리 장소를 만들 공간이 없다”며 “지역 주민들이 집값 등 개인의 이익으로만 집값을 바라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 차원에서는 토지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끊임없이 주민을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용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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