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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백악관 비서실장, 경기침체 '온건한 수준으로 짧게'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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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티코 보도…멀베이니 대행이 공화 대선기금 행사서 언급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을 거듭 부인하는 가운데 백악관 고위 인사가 공화당원들만 모인 사석에서 만일의 침체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팀이 온건하고 짧은 경기침체 가능성에 공화당 기부자들을 대비시켰다'는 제목으로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은 최근 와이오밍주 잭슨에서 열린 대선 기금 마련을 위한 오찬 행사에서 만약 경기 침체가 온다면 "온건한 수준으로 짧게"(moderate and short)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자리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큰손' 공화당원 50여명이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과 사위인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도 참석했다.

멀베이니 비서실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이어서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일부 인정한 듯한 그의 발언이 더욱 주목받았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주요 백악관 관료들은 경기 침체 우려를 시종일관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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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 멀베이니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EPA=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이 최근 경기 부양을 위한 감세안을 잇달아 내놓아 내부적으로는 이미 경기 침체 대비에 돌입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설을 인정한 급여세 인하 외에 법인세를 추가로 1~2%포인트 낮추고, 주식·채권 거래 등 자본소득 관련 세금도 물가와 연동시켜 낮추는 안도 내부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법인세 인하나 자본소득에 대한 물가 연동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만 있으면 곧바로 도입 가능해 유력한 감세 카드로 거론된다.

현재 하원에선 민주당 의원 수가 더 많아 공화당으로선 의회 통과가 필요치 않은 정책 수단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경기 활황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경제에 대한 어떠한 위협도 가뜩이나 취약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 수 있어서다. 특히 경제적 안정만 보장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선동적인 수사'를 눈감아줄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유권자층이 한순간에 등을 돌릴지 모른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잘 알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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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세계 최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셸 공장을 방문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적인 자리에서 여전히 경기 침체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이 급여세 인하에 관해 질문하자 "오랜 기간 생각했던 사안"이라면서도 "경기 침체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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