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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MT리포트]조국 딸이 쏘아올린 공… "스펙 위주 전형 줄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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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전문가들 "완벽한 포트폴리오로 의전원 입학"… 시민단체 "정시 확대"]

머니투데이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무실 앞에서 열린 '조국 후보자 자녀 입시비리 규탄 및 사퇴 촉구 기자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들은 조 후보자 자녀가 고등학교 2학년 때 단국대 의과대학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인턴을 한 뒤 영어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과 이 논문을 대입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활용한 것은 입시부정이라 주장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딸이 문제의 논문 덕분에 대학 또는 대학원에 부정입학했다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밝혔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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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씨의 명문대-의학전문대학원으로 이어지는 입시 행적은 전형적인 '금수저' 코스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조씨처럼 '만들어진 스펙'으로 전문직 자격증까지 딸 수 있는 현행 제도를 개선하려면 대입 단계부터 수능 등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지표를 반영한 정시 모집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따르면 조씨는 한영외고 졸업 후 2010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에 입학했다. 당시 조씨가 응시한 전형은 수시모집 '세계선도인재전형'으로 어학성적 40%와 학생생활기록부(학생부) 60%로 1단계 평가를 하고 2단계에선 면접 30%와 1단계 성적을 종합해 학생을 선발한다.

전문가들은 조씨가 이러한 전형을 공략하기 위해 논문 등을 준비했을 것으로 봤다. A컨설턴트는 "해당 전형은 조씨처럼 어학 실력이 뛰어난 특수목적고(외고·국제고 등) 학생들을 데려가기 위한 유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씨가 입시를 준비할 당시만 해도 학내 창의적 체험활동 시수가 낮아서 학생부에 비교과 영역 활동이 없는 시기"라며 "소논문 등 제3자의 도움이 필요한 외부 활동이 입시에서 꽤 유리하다고 판단될 무렵이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대학 졸업 후 의학교육입문검사(MEET·Medical Education Eligibility Test) 성적이 반영되지 않는 부산대 의전원 수시모집 전형으로 입학했다. 조씨가 고교 시절부터 이러한 진로를 준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는 지적했다. B컨설턴트는 "조씨가 고교생 신분으로 의학 관련 논문을 쓸 때 부터 의전원을 준비했을 수 있다"며 "당시만 해도 의전원이 건재할 때라 의대보다 (필기시험) 문턱이 낮은 의전원을 충분히 염두에 둘만한 환경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씨가 의전원에서 유급을 두 번이나 받은 사실이 알려지며 조씨의 화려한 이력이 다소 '뻥튀기' 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군다나 조씨가 고교 시절 단국대 의과학연구소에서 단 2주 간 인턴 활동을 한 후 병리학 관련 논문 제1저자로 오른 것이 연구윤리규정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교육계에서는 수능 등 객관적인 학력을 담보할 점수가 대입에서부터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시보다는 수학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공정한 수능 점수를 따지는 정시 모집이 보다 확대돼야 한다는 요구다.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은 "조씨로 대표되는 이러한 입시비리 의혹의 근본 원인은 학생부를 기반으로 한 수시모집 전형 때문"이라면서 "일명 '금수저 전형'이라는 폐단만 남은 수시 제도를 폐지하고 공정한 수능 위주 전형으로 대입 제도를 전환해야 아이들의 정직한 노력을 유린하는 입시 비리가 근절되고 기회 균등의 가치가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0학년도 수시 모집인원은 26만8766명으로 전체 대학 모집인원(34만7866명)의 77.3%에 해당한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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