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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해명 못하면 최악의 상황” “국민정서 안 맞아”…조국 딸 논란에 여당 내 우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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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교육 문제는 국민들의 역린…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 송영길 “제가 봐도 이해 안 가는 측면이…”/ ‘젊은 층 떠날라’ 우려 속 민주당 법사위 “특혜도, 부정입학도 아니다”

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동 현대빌딩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하상윤 기자


조국(사진)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과 관련한 의혹이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급기야 집권여당 내에서도 “마땅한 해명이 나오지 않으면 결단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21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 후보자가 만일 국민들이 납득할 해명을 내놓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다. 결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박 의원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둘러싼 민심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박 의원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층이 (조 후보자 관련)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면서 “교육 문제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역린이다. 국민들이 결코 양보하지 못하는 기회의 평등 문제에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 두 번이나 나온 단어가 평등”이라며 “외고, 고대, 부산 의전원(의학전문대학원) 들어갈 때 조 후보자의 딸이 가질 수 있었던 행운과 특별 케이스는 각각 다 해명이 가능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특별한 케이스의 연속이다. 대한민국 국민들과 특히 우리 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갖게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청문회를 빨리 열어야 한다. 빨리 청문회 일정을 정해서 의혹에 해명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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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글에서 “솔직히 말씀드려 일반 국민이 볼 때 현재 제기되는 의혹들만 놓고 봐선 납득하기 어려운 면들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봐도 외고 2학년 학생의 제1저자 등재가 이해가 안 가는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조 후보자가 국민 정서에 맞지 않게 자녀들의 특목고 졸업과 대학, 대학원 입학 과정에서 우리나라 일부 상위계층들이 보여주는 일반적 행태를 보여준 것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 딸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대한민국 정서상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교육 문제인데다 자칫 20~30대 지지층 이탈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에서 민주당은 여론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관련 의혹에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민주당 법제사법위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 후보자 딸의 진학 과정에 특혜는 없었다고 방어에 나섰다. 법사위의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특혜를 받은 것도, 입시 부정도 아니다”고 밝혔고, 김종민 의원도 “부모의 사회적 지위를 이용해 특별히 배려를 받은 것이 아니라 교수가 전적으로 교육적인 배려를 해준 것”이라며 특혜 논란을 부정했다.

또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조 후보자 관련 의견을 청취하는 등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는 야당에 맞설 대응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사법개혁의 상징성을 지닌 조 후보자가 낙마한다면 집권 중반기 국정운영 동력에 중대한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조 후보자의 방어에 총력을 쏟는 모양새다.

한편 조 후보자의 딸 조모(28)씨는 2008년 한영외고 재학 중 2주가량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인턴십에 참여, 같은 해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2010년 3월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세계선도인재 전형’으로 입학한 조씨는 전형 과정에서 제출한 자기소개서에 논문 등재 사실을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조씨는 2015년 의학교육입문검사(MEET) 성적 없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MEET 성적은 제출 대상이긴 했지만 평가 대상은 아니었다. 평가는 대학 성적과 영어, 면접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는 장학금 특혜 의혹에도 휩싸였다. 그는 부산대 의전원 재학 중 두 차례 유급하고도 지도교수로부터 6학기 연속으로 1200만원가량의 장학금을 받아 논란이 됐다. 조선일보는 21일 보도를 통해 조씨가 의전원 입학 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있던 2014년 두 학기 연속 전액 장학금을 받았는데 의전원 합격 다음날 학교를 그만뒀다며 ‘먹튀’ 논란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 후보자는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 및 장학금 논란에 대해 “국민의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학과 의전원 부정입학 의혹에 대해서는 “명백한 가짜뉴스”라며 “법적으로 어떤 하자가 없다는 점은 이미 밝혔다. 그러한 질책 역시 따갑게 받겠다”고 말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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