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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길어지는 ‘일본 안 가기’…항공노선 ‘동남아 신·증편’ 뚜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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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항공 8곳 모두 일본행 노선 조정…중단·감편 60개 넘어

동남아 노선 예약자 수 최대 96% 늘고 타이베이는 2배 이상 증가

중국행 신규 취항은 막혀 속앓이…“수급 불균형 고려, 탄력 운용”

경향신문

‘일본 안 가기’ 운동이 장기화되면서 항공사들이 일본행 노선을 대폭 줄이고 대신 동남아 등지에 새로 비행기를 띄우고 있다. 불매운동의 효과가 비교적 빨리 나타나는 유통업계와 달리 항공·여행업계는 예약과 실제 여행 간 시차가 있다. 항공사들은 불매운동의 여파가 길어질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취항 노선을 운영해온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최근 본격적으로 일본행 항공노선을 대폭 감축하고, 유휴 노선을 국내 혹은 동남아 등 대체 지역에 운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제주항공은 인천~코타키나발루, 마카오, 가오슝, 치앙마이행 노선을 전체적으로 주 1회에서 주 4회까지 증편하겠다는 계획을 이날 발표했다. 다음달 17일부터는 대구~세부 노선(주 4회)도 새로 취항한다. 일본행 노선 감축으로 인한 유휴 비행기를 대체 지역으로 돌린 것이다. 이번 조정으로 인해 제주항공의 9~10월 동남아시아 노선 공급석은 지난해 대비 약 30% 증가했다.

대한항공 역시 지난 20일 부산~오사카 노선 운항 중단 의사를 밝히면서 신규 취항 및 증편 계획을 발표했다. 부산~오사카 노선은 기존 주 14회 운항하던 핵심 노선 중 하나로 다음달 16일부터 중단에 들어간다. 11월1일부터는 제주~나리타(주 3회), 제주~오사카(주 4회) 노선도 중단된다. 일본행 운휴로 인한 추가 노선은 인천~클락, 다낭, 치앙마이 등으로 돌릴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7월 중순 이후 지속된 일본 여행 수요 감소에 따른 공급 조정”이라고 말했다.

21일 현재 국적항공사 8곳이 모두 일본행 운행 중단 및 감편 계획을 밝혔고, 중단 및 감편 대상에 포함된 일본 노선은 60개를 넘어선다. 지방발 일본행 노선 외에도 인천·부산발 일본행 노선들도 운행 중단 및 축소에 들어간 것이다.

항공사들이 동남아 등지 노선의 대폭 증편을 계획하는 이유는 줄어든 일본행 수요가 타 지역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제주항공의 동남아시아 노선 예약자 수는 9월 20만2500명, 10월 18만24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7%, 96% 증가했다. 타이베이 역시 10월 예약자가 지난해 4260명보다 약 2배 늘어난 8800명에 달했다. 반면 일본으로 가는 10월 예약자 수는 약 6만5500명으로 지난해 7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다만 중국행의 경우 최근 중국 정부 차원에서 10월까지 해외항공사 신규 취항 신청을 막겠다고 발표해 업계의 속을 태우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여전히 일제 불매운동의 여파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고 있다. 일본 노선을 완전히 버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의 분쟁으로 인해 업계 전반이 실질적인 타격을 받고 있지만 구체적인 하락 수치 등을 공개하는 것은 여전히 조심스럽다”며 “기존에도 자연재해나 정치·사회적 영향으로 수요 공급 불균형은 언제나 존재해왔으며 이를 고려해 탄력적인 노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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