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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숨진 청소노동자의 허름한 휴게실..."무관심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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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서울대학교의 60대 청소노동자가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망 이후 열악한 근무 환경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평소 무관심했던 자신들을 탓하며 숨진 노동자를 추모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뒤늦게 개선을 약속했습니다.

김다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강의동 지하에 있는 허름한 휴게실.

서울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이 쉬는 곳입니다.

창문도 없는 좁디좁은 방 안엔 선풍기 한 대가 무심한 듯 자리 잡고 있습니다.

[원호진 / 서울대 청소노동자 : 냄새도 많이 나요. 곰팡이 내도 나고. 학생들 수업이 딱 끝나면 계단 소리가 쿵쿵쿵 나고요.]

낮 기온이 34도를 웃돌던 지난 9일, 이곳에서 67살 청소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잠시 쉬겠다며 들어간 지 30분 만이었습니다.

[원호진 / 서울대 청소노동자 : (같이 휴게실에 있던 동료가) 깜짝 놀라 119로 전화하고, 저는 사무실로 전화하고….]

경찰이 밝힌 사인은 고인의 지병인 심장질환 악화.

하지만 학생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이 죽음으로 이끌었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이민영 /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관계자 : 휴게공간의 전면적 개선을 요구하고요, 죽음에 대한 학교의 책임 인정과 총장 명의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 평소 무관심했던 자책감과 미안한 마음을 담아 조촐한 추모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이준우 / 서울대 경제학과 3학년 : 제가 아직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근로하고 계셨다는 걸 몰랐다는 거에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요. 늦게나마 이렇게 저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시간이 아닌가 해서….]

학교 측은 전담팀을 꾸려 캠퍼스 내 백여 곳에 이르는 시설노동자 휴게 공간에 대한 실태를 전수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서울대학교 관계자 : 공문상으로 일단은 서류 조사를 지금 시행했고요. (노동자들의) 휴게시설이 적정한지 그걸 보고 있어요.]

또다시 누군가의 희생으로 마련되는 소외 노동자들을 위한 처우 개선 대책.

사소한 죽음은 없다는 학생들의 말이 서울대 캠퍼스에서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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