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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경찰에 왜 알려” 가출청소년 암매장… 오산 백골사건 범인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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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시신 발견 74일만에 20대 3명 붙잡아
한국일보

경기 오산 백골 시신 발굴영상 캡처.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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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오산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백골 상태의 시신은 10대 가출 청소년으로 함께 생활하던 20대들에게 무참히 살해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에 붙잡힌 20대 3명은 자신들의 또 다른 범행사실을 경찰에 알리자 그를 살해하기로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살인과 사체은닉 등 혐의로 A(22)씨 등 동갑내기 3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 9일 자신들이 꾸린 가출팸(가출+패밀리)에서 함께 생활하던 B(당시 17)군을 오산 내삼미동의 한 공장으로 불러내 같은 날 오후 7시~9시 사이 집단폭행 해 살해하고 시신을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동기는 범죄 은폐로 좁혀지고 있다. 이들은 가출팸에 또 다른 청소년들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B군이 지난해 6월 미성년자 약취 유인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들의 지시로 한 일이라고 경찰에 알리자 B군을 살해하기로 공모,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B군의 시신은 그로부터 9개월이 지난 올해 6월 6일 발견됐다. 그러나 시신이 백골 상태라 신원확인이 늦어지면서 수사는 순탄치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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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오산 백골변사사건 공개수배 전단지.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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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결국 시신과 비슷한 연령대 가출자와 장기결석자 등 3만8,000여명을 추려 신원 확인 작업에 나섰고, 그 결과 지난달 말 결정적인 단서를 찾았다. 대상자 중 한명인 B군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시신 발견 현장에서 나온 반지, 귀걸이 등과 똑 같은 액세서리를 착용한 B군의 사진을 발견한 것이다.

이후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B군의 가족 DNA와 시신에서 나온 DNA를 대조해 신원 확인에 성공한 경찰은 곧바로 B군의 최종 행적조사 중 A씨 등이 꾸린 가출팸에서 생활한 사실까지 파악했다. 이어 A씨 등이 지난해 사용한 차량의 트렁크에서 B군의 혈흔을 발견한 데 이어 범행도구로 쓴 삽과 장갑 등을 범행 전 구매한 사실까지 확인하고서야 A씨 등을 체포했다.

이들은 증거가 속속 나오자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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