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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첩첩산중 삼성전자, 한미일 3중 공격에 '허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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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 규제에 미국 관세 위기 겹쳐…이재용 부회장 구속 우려도

메트로신문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주 교육센터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끊이지 않는 악재에 허우적대고 있다. 반도체 불황과 일본 수출 규제에 미국 관세 우려까지 더해졌다. 광폭 행보로 불길을 끄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이 자칫 자리를 비우게 될 가능성도 문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팀쿡 애플 CEO에 관세 개선을 요구받고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팀쿡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 제품엔 관세가 붙는데, 한국에서 생산하는 삼성전자 제품엔 관세가 붙지 않는다며 불공평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며, 추가 조치를 시사했다. 애플에 관세를 면제해주거나, 삼성전자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노트10으로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서도 그나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관세 제재가 이뤄지면 IM사업 부문 실적도 다시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도 뜻밖의 경쟁 상황을 맞았다. 애플이 중국 BOE에 올레드 패널을 공급받기 위한 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알려지면서다. 당초 업계에서는 BOE 올레드 패널이 낮은 성능으로 애플에 공급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애플이 적극적으로 거래를 추진하면서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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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관세 정책과 관련해 삼성전자를 언급하면서 애플을 돕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극심한 하락세에 빠져있다. 메모리 반도체가 수년만에 최저 수준 실적으로 떨어진데 이어 스마트폰도 시장 침체로 수익률이 크게 줄었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소재와 장비 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거래처를 다변화하고 새로운 국산 소재와 장비 개발에도 성공하면서 반도체 독립이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발 정세에 따라 새로운 위기 국면을 맞게된 셈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회복도 더 늦어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일본 수출 규제로 수요가 늘었다는 기대가 나왔지만,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D램 가격은 전달보다 오히려 12.8%나 축소됐다.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적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재고가 이전보다는 상당수 줄었다고 설명하기는 했지만, 실제 판매가가 더 늘어날 가능성에는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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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출규제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반등을 이끌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제 D램 가격은 오히려 더 떨어졌다. 사진은 삼성 딜라이트샵에 반도체 웨이퍼와 D램. /뉴시스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지난달 '컨틴전시 플랜'을 직접 진두지휘하기 시작한데 이어, 삼성물산 등 계열사를 방문하고 광주 공장을 돌아보는 등 내부 단속에 온 힘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안팎에서 위기감이 적지 않은데,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면서 진정되는 효과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일본 수출규제 리스크를 빠르게 최소화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 부회장이 직접 현장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다른 변수가 남아있다. 이 부회장을 둘러싼 '삼바 사태' 수사다. 지난달 주요 임원들을 모두 소환하면서 이 부회장 소환 가능성까지 대두됐지만, 일단은 사법 당국도 잠잠한 상태다.

만약 이 부회장이 자리를 비우게 되면 삼성전자는 제대로된 위기 대응을 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삼성그룹이 해체되면서 미래전략실이 사라진데다가, 삼성전자 계열사를 운영하던 '사업지원 TF'도 주요 임원 구속으로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나마 수사 당국이 뚜렷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무죄방면될 수 있다는 기대도 적지 않다.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도 최근 합리적 증거 확보가 중요하다며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재웅 기자 juk@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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