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30% 이상 줄어 호텔 종사자들 '강제 무급휴가'
싱가포르는 홍콩 대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 중단
빅토리아 공원에 운집한 홍콩 시민들…'비폭력' 마무리 |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하고, 교환학생으로 오는 해외 대학생마저 줄어드는 등 그 여파가 커지고 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최대 관광지인 침사추이 지역에 있는 미라 호텔은 100여 명에 달하는 객실 관리 직원의 3분의 1가량이 의무적으로 휴가를 떠나도록 했다.
한 객실 관리 직원은 "원래 여름은 매우 바쁜 성수기이지만, 시위 때문에 관광객들이 더는 홍콩으로 오지 않고 있다"며 "객실 예약률이 50∼60%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지난 6월 9일부터 시작된 송환법 반대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홍콩 관광업계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홍콩 정부는 이달 1∼10일 홍콩을 찾은 해외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이상 급감했다고 밝혔다. 관광업계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병 때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고 하소연한다.
침사추이에 있는 인터콘티넨탈 호텔도 이달 들어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떠나라고 하고 있으며, 다음 달에는 전 직원이 이틀간의 정기 휴가와 또 다른 이틀간의 무급휴가를 떠나도록 할 방침이다.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이 세운 CK애셋홀딩스 산하의 하버 그랜드 호텔 등 10개 호텔도 직원들이 무급휴가를 떠나도록 했다고 SCMP는 전했다.
호주 콴타스항공은 홍콩으로 향하는 관광객 수가 줄어들면서 홍콩행 여객기를 기존 여객기보다 작은 기종으로 바꾸고, 대신 관광객 수가 늘어난 싱가포르, 마닐라행 여객기는 더 큰 기종으로 바꾸기로 했다.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 항공은 송환법 반대 시위 등으로 앞으로 수개월 간 홍콩행 항공편 예약이 많이 줄어들어 매출에 타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송환법 반대 시위의 여파는 대학가에도 미치고 있다.
싱가포르 교육부는 당초 홍콩 내 대학에서 가을 학기를 보낼 예정이던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에게 프로그램이 중단됐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싱가포르국립대 등 4개 대학의 100여 명 학생이 홍콩으로 오지 않게 됐다.
이번 조치는 지난 16일 싱가포르 외교부가 국민들에게 불필요한 홍콩 여행을 연기할 것을 요청한 여행 경보를 발령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서 여름방학 인턴십을 하는 싱가포르 대학생들도 일정을 당겨 조기 귀국하고 있다.
싱가포르 이외의 나라들도 홍콩 대학과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중단할 조짐을 보인다.
홍콩교육대 관계자는 "중국 본토와 대만 대학 관계자들이 가을 학기의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중단할 것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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