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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조국 안된다” 대학가 커지는 분노… 부정적 여론 각계로 확산 [커지는 조국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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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중심 조직적 반발 / 서울대 학생들, 23일 교내 촛불집회 / 부산대서도 “진상규명” 목소리 높아 / 연일 터져나오는 의혹에 비판 빗발쳐 / 전대협, 학내 곳곳 조국 비판 대자보 게시 / 학부모연합 “빽없는 부모 가슴치며 분통” / 대한의학회 “제1저자 등재 정황 의심”

‘(최순실 딸) 정유라도 이대 퇴학시켰는데 조국 딸도 퇴학시키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딸 조모(28)씨의 대학 입학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특혜 및 부정입학 의혹에도 불구하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해명하겠다며 버티기로 일관하자 대학가와 시민들의 반감이 갈수록 거세지는 분위기다. 필기시험 없이 조씨가 입학한 고려대에서 처음으로 촛불집회 개최 계획이 나온 데 이어 22일 서울대와 부산대에서도 조 후보자 반대 촛불집회가 논의되는 등 2030세대를 중심으로 조직적 반발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물론 의학계도 가세해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공식입장을 연달아 내놓으면서 조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사회 전반으로 퍼지는 양상이다.

22일 서울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들은 23일 오후 8시30분 교내에서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촛불집회를 주최하는 학생들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2주 인턴으로 병리학 논문 제1저자가 되는 것이 가능한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는 장학금을 2학기 연속 혜택을 받고, 의전원 진학을 위해 자퇴하는 것이 정의로운 일인가”라며 조 후보자의 딸을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매일매일 드러나고 있는 의혹들은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자격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의 자격조차 의문으로 만들고 있다”며 재학생 및 졸업생의 참여를 독려했다.

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 촉구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22일 조 후보자가 몸담고 있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 인근 게시판에 그의 행보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현한 대자보가 붙어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23일 촛불 집회를 열 예정이다. 하상윤 기자


스스로를 보수단체라고 자칭하는 ‘전대협’은 전날 오후 11시쯤 서울대 곳곳에 조 후보자를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을 배포하고 대자보와 현수막을 설치했다. 전단은 조 후보자의 법무부 장관 임명을 지지한다는 제목을 달고 있지만, 본문에는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 논란, 딸의 의학 논문 제1저자 등재 논란,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활동 연루 등을 언급하며 조 후보자를 조롱하는 내용이 담겼다.

부산대학교 학생들도 학생 커뮤니티 토론방에서 촛불집회 개최,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부산대 학생 커뮤니티 ‘마이피누’에는 ‘조모씨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3년간 특혜성 외부장학금을 받았고 고교 시절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되는 등 입학 과정도 의문이라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한 커뮤니티 이용자는 “정유라도 이대 퇴학시켰는데 제발 조국 딸도 퇴학시키자. 내로남불짓 하지 말자”고 성토했다. 커뮤니티에는 조 후보자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 장학금 지급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내용의 대자보 가안이 게시돼 학생들의 연대 서명이 이뤄지고 있다.

세계일보

전국학부모단체연합 회원들이 22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자 자녀 입시비리를 규탄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이 같은 조 후보자 자녀의 의혹을 둘러싼 부정적 여론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보수성향의 학부모 단체인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적선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 딸 입학 비리에 빽 없는 학부모는 가슴 치며 분노한다”며 조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조 후보자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와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임현택 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고2 학생이 논문 제1저자로 올라간 것은 명백한 연구 윤리위반”이라며 “조 후보자는 당시 미성년자였던 딸의 친권자이자 법정 대리인으로 논문 제1저자의 허위 등재를 후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대한의학회는 조 후보의 딸이 고교 재학 당시 논문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정황이 의심스럽다며 단국대와 대한병리학회에 사실 규명을 촉구했다. 의학회는 “통상 논문작성에 기여도가 가장 높은 사람이 제1저자가 되는데, 연구가 진행된 시기와 제1저자가 연구에 참여한 시기를 고려하면 해당자(조 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이 저자기준에 합당한지 의심스럽다”고 의구심을 드러냈다.

남혜정·김승환·전상후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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