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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우리땅,우리생물] 병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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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피부의 빠른 진정과 높은 재생 효과로 알려진 ‘시카 크림’이 여러 화장품브랜드에서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시카는 흉터라는 ‘시카트릭스’ 또는 ‘시카트리스’에서 따온 말로 상처를 빠르게 회복시키고 치유한다는 뜻이다. 시카크림의 핵심 성분은 센텔라 아시아티카라 불리는 식물의 추출물로 이 식물은 우리나라에도 자생하고 있는 ‘병풀’이다.

고대 인도의 전통의학서인 아유르베다에는 상처를 입은 호랑이가 병풀이 자라는 곳에서 몸을 비비며 치료한다고 하여 ‘호랑이풀’이라고 기록하고 있으며, 잎이 영국 동전 페니 크기라서 ‘페니워트(동전초)’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표적인 상처 치료제의 이름을 떠오르게 하는 ‘마데카식산’과 ‘마데카소사이드’라는 성분은 피부재생과 진정에 큰 효과가 있으며, 병풀의 잎과 줄기에서 얻을 수 있다.

미나리과에 속하는 병풀은 인도, 동남아시아, 호주, 남아프리카, 남태평양 등의 습한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는 남부지방에서만 볼 수 있으며 줄기가 옆으로 뻗어가면서 마디에서 뿌리가 내리고, 잎은 콩팥 모양에 지름이 2~5㎝ 정도로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우산 모양의 꽃차례는 미나리과 식물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이다.

흔히 꿀풀과에 속하는 긴병꽃풀의 잎과 비슷해 같은 식물로 착각하고 이용하기도 하는데 전혀 다른 식물이다. 긴병꽃풀은 줄기가 사각이며, 4~5월에 입술 모양의 자주색 꽃이 피는데 아래쪽 꽃잎 안쪽에 반점이 있고 수술은 4개이며 그중 2개가 긴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긴병꽃풀도 연전초라 하여 약용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새살을 돋게 하는 병풀과는 거리가 멀다.

어떤 식물의 성분이 우리 몸에 좋다 하면 그 식물을 채취하거나 재배해 이용하는 일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한다. 하지만 비슷한 외형 때문에 다른 식물을 오용하는 경우도 빈번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정은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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