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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코스닥 외면한 연기금]구원투수는 커녕 우산 뺏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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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활성화 했지만…국민연금 코스닥 투자비중 되레 감소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8월 초 코스닥 폭락장에서 연기금이 500억원 가까운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스피에서는 매수에 나서면서 급락세를 방어하는 역할을 톡톡이 했지만, 코스닥에서는 비 올 때 우산을 빼앗은 역할을 한 셈이다. 정부가 작년 초부터 추진한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9일과 12일 이틀간 연기금은 코스닥 시장에서 총 48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 5일 코스닥시장에서 폭락으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정지)까지 발동되는 등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매도로 냉기를 더 불어넣은 것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선 424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이며 ‘구원투수’로 등판한 것과는 반대다. 연기금은 코스닥 시장이 안정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지난 19일부터 비로소 주식을 다시 사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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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코스닥을 살리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꼬집는다. 지난해 초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통해 국민연금 등 연기금을 코스닥 시장에 장기투자하도록 유도했지만, 연기금이 코스닥 투자를 늘리긴 커녕 하락장에서 매도로 중소형주를 외면했다는 얘기다.

실제 국민연금의 코스닥 투자 비중은 전년 대비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발표된 ‘2018년도 국민연금 기금운용 성과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국민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로, 2017년 1.3%에 비해 0.1%포인트 줄었다.

일각에서는 연기금이 진짜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저평가된 우량 중소형주를 중심 투자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반면 연기금 측에서는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결여된 바이오주 중심의 코스닥 시장에 투자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한다.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를 통해 국민의 부를 증대시키는 게 연기금의 역할인데, 코스닥 시장은 이와 걸맞지 않단 것이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에 기관투자자 자금을 유입시키려면 금융정책이 아닌 산업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정책을 통해 인위적으로 기관 자금을 끌어모으는 데엔 한계가 있고, 산업정책을 통해 보다 성장성 있는 믿을 만한 기업이 등장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 저절로 기관 자금도 유입된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경우 산업규제와 맞물려 핀테크 기업 등 새로운 기업이 등장하기 어려운 환경인데 이를 풀어줌으로써 향후 경제를 책임질 만한 성장기업들을 탄생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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