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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코스닥 외면한 연기금]"위험자산 투자 늘리게 운용지침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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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운용 제한 완화하고..위험자산 투자시 성과평가 달리해야"

KRX300 활용 벤치마크 변경 유도해야 할 듯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연기금 등의 코스닥 시장 투자 확대를 위한 근본 대책으로 중소, 혁신기업 성장책 등이 꼽히지만 그보다 기금 운용 지침을 개편하는 게 더 실효성 있는 대책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연기금은 주로 코스피200지수를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데 이를 KRX300으로 바꾸거나 코스닥에 대한 투자 제한을 완화하는 식의 방안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또 코스닥 시장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이 나게 되면 해당 운용역이나 위탁 운용사들은 불이익을 받게 돼 코스닥 투자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대한 성과 평가를 달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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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이데일리 김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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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운용하는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에 투자 지침을 내릴 때 순자산총액의 20% 이내에서만 코스닥 주식에 투자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순수 주식형 자금을 운용할 때 뿐 아니라 사회책임투자(SRI) 등 책임투자형 자금을 운용할 때도 적용된다. 순수 주식형 자금은 코스피와 코스닥100지수를 합성한 것을 벤치마크로 삼는 데 그 결과 코스닥 비중이 20%내로 제한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작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액 107조5169억원 중 고작 2.6%인 2조8462억원만이 코스닥에 투자됐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중소형주 섹터 자금 위탁 역시 외부 충격이 큰 코스닥보다 안정감이 있는 코스피 비중이 더 큰 편”이라며 “코스피 시가총액이 1300조원이고 코스닥이 220조원으로 코스닥이 코스피의 6분의 1 수준인데 시가총액 대비로도 코스닥에는 투자를 거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시가총액 5000억원 이하 상장사는 투자하지 못하도록 하는 연기금들도 많다”며 “연기금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도록 투자 지침이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코스닥 시장에 투자했다가 대규모 손실이 날 경우 운용역 등이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될까봐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도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성과 평가를 개선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황 수석연구위원은 “위험자산에 투자했을 때 손실이 나더라도 일정 부분 면책을 허용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부 기업에 대한 투자 손실보다 전체 포트폴리오에 대한 성과 평가를 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연기금들이 주로 사용하는 벤치마크 지수인 ‘코스피200’을 ‘KRX300’으로 바꿀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KRX300지수는 227개 코스피 종목과 73개 코스닥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길재욱 거래소 코스닥위원회 위원장은 “연기금들이 벤치마크로 KRX300을 활용하면 패시브로 자금을 운용하는 쪽에선 코스닥쪽으로 투자를 늘리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까지 연기금들은 KRX300을 벤치마크로 삼는 것에 대해선 거부감이 큰 상황이다. 한 연기금 관계자는 “KRX300은 코스피200에 코스닥 몇 개 종목이 추가된 것으로 코스피200과 크게 다르지 않은 반면 이력이 짧아 검증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기금들이 코스닥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낮고 코스피에 비해 위험자산인 만큼 지속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황 수석연구위원은 “코스닥 활성화 대책으로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한 것 같다”면서도 “연기금이 코스닥에 얼마를 투자할 지는 연기금의 재량권이지만 투자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 등 환경 조성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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