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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부산국제광고제는 '열린 광고제'…'칸'과는 다른 길 걸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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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진 부산국제광고제 집행위원장 인터뷰

2008년 출품작 3000편에서 12년만에 6배 이상 성장

"무료 출품 비판, 새로운 수익구조로 넘어설 것"

"앞으로의 광고는 데이터가 핵심"

이데일리

최환진 부산국제광고제 집행위원장이 22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2019 부산국제광고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부산국제광고제 조직위원회)


[부산=이데일리 이성웅 기자] “‘칸 라이언즈’를 벤치마킹하지 않겠다. 완전히 반대로 가야한다”

지난 12년간 부산국제광고제를 기획해 온 최환진 부산국제광고제 집행위원장의 비전이다.

칸 라이언즈는 명실공히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광고제다. 이제 막 글로벌 광고제 반열에 들어가기 시작한 부산국제광고제가 칸과는 다른 길을 걷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지난 22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개막한 ‘2019 부산국제광고제’ 현장에서 최환진 위원장을 만나 부산국제광고제와 광고업계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부산국제광고제는 지난 2008년 3105개의 출품작으로 시작했다. 12년이 지난 올해의 출품작은 2만645편. 출품작만 놓고 봐도 6배 이상 규모가 커진 광고제가 됐다.

지난 2017년부터 출품작 수가 2만편을 넘기 시작해 3년 연속 2만편을 넘겼다. 세계적으로 놓고봐도 꾸준히 출품작이 2만편 이상인 광고제는 칸 라이언즈와 ‘뉴욕 페스티벌’, ‘클리오 광고제’ 등으로 손에 꼽힌다. 아시아권만 놓고보면 부산국제광고제가 최대 규모다.

2006년부터 광고제 준비를 시작한 최 위원장은 당시만해도 국내·외 광고업계가 냉소를 보냈다고 회상했다.

그는 “처음 광고제를 준비할 당시 한 일본 광고회사의 ECD(수석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만났을 때 아무리 해봐야 500편을 넘기기 힘들 거라는 말도 들었다”며 “최근의 성과를 보면 감개무량하고, 출품수로는 수년 안에 칸을 따라잡을 수 있다고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의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최 위원장은 기존 광고제와 차별화를 추구해온 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꼽았다.

이데일리

(자료=부산국제광고제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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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광고제의 대표적인 차별점은 ‘열린 광고제’다. 전문 광고인들만 출품하는 해외 국제광고제들과 달리, 부산국제광고제는 일반인들도 출품할 수 있다. 출품료도 무료다.

최 위원장은 “부산국제광고제를 향한 대표적인 비판이 무료 출품인데, 이걸 우리만의 차별점으로 내세워 비판적인 시각을 넘어서고 싶다”며 “현실에서 광고와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들이 참여하는 광고제를 처음 봤다고 감동하는 심사위원도 있었다”고 전했다.

다만, 무료출품으로 인해 광고제가 협찬에 의존한다는 비판에선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아직까지 이렇다할 새로운 수익구조를 발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은 “최초의 구상은 출품작을 누적해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했으나, 유튜브 등이 활성화되면서 차질이 생겼다”며 “다만, 지속적으로 광고제 출품작이 늘고 규모가 커지면 그 트래픽을 기반으로 업계 네트워킹이나 일자리 등을 다양한 수익구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최근 급변하는 광고 생태계에 대해서도 진단을 내렸다.

그는 “최근 광고의 중심은 매스미디어에서 소셜미디어와 기술로 옮겨가고 있다”며 “문자 그대로의 광고가 아니라 창의력과 기술이 결합한 하나의 제품이 광고제에서 상을 받게되는 시대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앞으로의 광고업계는 ‘데이터 리터러시(데이터 해석력)’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마이크로 마케팅, 1대1 마케팅이 각광받으면서 데이터를 알고 데이터를 쓸 줄 아는 업체의 점유율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 맥락에서 부산국제광고제는 내년 주제를 일찌감치 ‘Re:AD(리:애드)’로 정했다. 광고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 광고를 다시 생각하고, 재정의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최 위원장은 끝으로 “세계 3대 광고제들을 비롯한 기존 광고제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단순한 시상식에 멈추지 않고, 데이터, AI(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을 계속 결합시켜나갈 것”이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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