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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지소미아 종료…日 수출규제 확대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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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여건 악화로 우리 경제 둘러싼 불확실성 한층 높아져

재계 수출 악화 우려…핵심소재 국산화 가속화 긍정적 전망도

세계파이낸스

사진=연합뉴스


[세계파이낸스=장영일·주형연 기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로 한일 갈등이 경제 부문에서 정치·안보 부문으로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재계는 이번 조치로 일본의 추가 규제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비상경영 태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3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1년마다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지소미아는 오는 24일에서 25일로 넘어가는 자정까지 한일 한쪽이 파기 의사를 통보하면 자동 종료된다. 정부가 23일 지소미아를 연장하지 않기로 하면서 24일 이전 일본 정부에 종료 의사를 통보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본의 추가 경제 보복 우려도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일본은 오는 28일부터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정령 개정안 시행에 나선다. 일본 정부는 7월4일부터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전략물자에 대한 수출에 대해서는 경제산업성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일본 정부에서 보복조치로 전략물자 수출허가 절차를 보다 까다롭게 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수출 규제 품목이 더 늘어날 경우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일본 수출규제가 강화될 경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계 산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국은행은 분석한 바 있다.

한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대외 여건 악화로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계 등과 같이 핵심 소재나 부품의 일본 의존도가 높은 산업의 경우 생산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완연한 하락세로 돌아선 국내 수출이 추가 악재를 만난 셈이다.

글로벌 경기 악화로 수출은 올해 중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수출(통관)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7.7%에서 올해 1·2분기 -8.5%로 감소했다. 7월 중에는 -11.0%까지 감소했다.

미래를 담보하는 설비투자도 뒷걸음질쳤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부문의 투자가 일단락된 작년 2분기 이후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IT부문은 반도체 경기 회복이 늦어지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상황이 심각하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액은 작년 3분기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52.4%나 감소했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입장에선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심화되는 상황"이라며 "외교적으로 해결되길 바랬는데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수출 악화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현재 삼성그룹은 지소미아 파기에 따른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재계에선 삼성전자 계열사들도 긴장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다른 재계 관계자는 "일본과의 갈등 고조는 국내 기업들에 심리적인 부담이 된다"며 "기업들도 장기전에 대비해 수입처 다변화, 소개 국산화, 수출 활로 개척에 대비해야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번 지소미아 파기는 정말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일본과의 갈등이 정치·안보에 주는 타격은 덜하겠지만, 양국 기업들이 모든 타격을 받아야하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 규제가 본격화될 경우 핵심소재 국산화가 가속화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지소미아 종료 뒤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된다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생산차질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일본 수출규제가 장기화하고 수출심사가 강화된다면 반도체·2차전지 핵심소재 국산화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일본이 독과점적 공급구조를 확보하고 있는 반도체 (에칭가스, 감광액, 전구체), 2차전지 (음극바인더, 양극바인더, 파우치) 소재는 이르면 내년부터 국산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jyi78@segye.com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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