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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지소미아 복원 못하나···비준 필요없어 한일관계 회복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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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청와대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 내용을 보고받고 있다. [사진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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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22일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며 여지를 남겼다. 청와대 관계자는 “앞으로 일본이 우리에 대한 부당한 보복적 조치를 철회하고 한ㆍ일 양국 간 우호 협력 관계가 회복될 경우엔 지소미아를 포함한 여러 조치들은 재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소미아 21조(협정 만료 90일 전에 종료 의사를 통보하지 않으면 1년 자동 연장)에 따라 종료를 결정했고, 외교부는 23일 오후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이런 의사를 담은 공문을 전달했다. ‘만료 90일 전’이 24일인데, 그 안에 외교 경로를 통해 서면 통보했으니 지소미아 종료의 조건은 충족됐다.



실제 종료 전 번복은 어려울 듯



다만 지소미아에는 그로부터 90일 사이, 즉 실제 종료일인 2019년 11월22일 전에 종료 의사를 철회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은 명시돼 있지 않다. 양국이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파기 번복이 가능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이 합의하면 지소미아의 내용을 개정해 관련 규정을 추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기한이 만료되기 전 상황이 바뀌면 연장으로 변경할 수 있는지는 검토를 해봐야 한다”면서도 “2016년 체결 당시에는 그런 식은 안 된다고 서로 설명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전했다.



재체결, 국회 비준 필요 없어



청와대 관계자가 언급한 재검토가 나중에라도 지소미아를 다시 체결할 수 있다는 뜻이라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지소미아는 행정 협정으로 분류된다. 국가 간 조약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도, 일본도 의회 비준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양국 정부가 합의하고 국내적으로는 국무회의 통과, 대통령 재가 등을 거쳐 양국 대표가 서명하면 곧바로 발효된다. 2016년 11월 23일 체결 때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나가미네 주한 일본 대사가 서명했다. 급만 맞는다면 부처 대 부처가 아니라 기관의 격을 낮춰 체결하는 것도 가능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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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체결부터 종료까지.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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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간 신뢰 회복이 우선



그런데 지소미아를 다시 체결하려면 다시 군사 기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을 만큼 관계가 복원되는 게 우선이다. 청와대는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 철회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을 조건으로 달았지만, 일본은 지소미아 종료로 인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분위기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도 “지금과 달라지는 것은 없다. (화이트 국가 결정을)숙연하게 실행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지소미아는 한ㆍ일 정부 간 행정협정이라 다시 합의하면 되돌릴 수도 있겠지만, 한ㆍ일 관계가 점점 악화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정부 안에는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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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22일 남관표 주일 한국 대사를 초치해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방침에 항의한 뒤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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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론 설득 난제 될 수도



국내 여론을 설득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민감한 정보를 일본과 주고받아야 하는 지소미아의 특성은 항상 반일 정서와 직결됐다. 2012년 6월 이명박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지소미아 체결을 통과시켰다가 ‘밀실 협의’ 논란이 불거지면서 원천 무효가 됐고, 2016년 체결 때도 여론의 비난에 직면했다. 특히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일본에 대한 국민 정서가 매우 악화된 상태라 일본이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국내적으로도 지소미아 재체결이 지지를 받는 게 난제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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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지난 22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다는 취지로 맺었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일관계가 좀처럼 좁혀지고 있지 않은 가운데 안보 협력 마저 파기됨에 따라 양국 갈등이 최고조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또한 이에 '강한 우려'와 '실망' 같은 표현을 동원하며 반발했다. 사진은 23일 오전 적막한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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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체결 당시 상황에 밝은 전직 외교관은 “박근혜 정부 말기에 짐을 떠안아 다음 정부의 부담도 덜어주자는 취지에서 좀 무리가 되더라도 지소미아를 더 미루지 않고 체결했던 것”이라며 “하지만 그게 깨졌으니, 이제 백지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아니라 까맣게 칠해진 흑지를 백지로 만드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지혜ㆍ이유정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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