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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진심 믿어달라” 조국, ‘74억 펀드· 웅동학원’ 기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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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강경대응을 하고 나섰다. ‘가족펀드’ 의혹이 제기된 사모펀드를 비롯해 모친 등 가족이 운영해온 학교법인 웅동학원을 사회 및 국가에 기부하겠다고 23일 밝힌 것. 조 후보자의 이번 결단으로 그의 재산 형성과 관련된 의혹 제기는 힘이 빠지리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조 후보자의 딸을 둘러싼 각종 입시·장학 특혜 의혹 등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는 지적이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로비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제 처와 자식 명의로 되어 있는 펀드를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공익법인에 모두 기부해 이 사회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쓰이도록 하겠다”며 “신속히 법과 정관에 따른 절차를 밟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일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연합뉴스


웅동학원과 관련해서는 “어머니가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을 비롯해, 저희 가족 모두는 웅동학원과 관련한 일체의 직함과 권한을 내려놓겠다고 제게 밝혀왔다”며 “향후 웅동학원은 개인이 아닌 국가나 공익재단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협의, 이사회 개최 등 필요한 조치를 다하겠다”고 했다.

조 후보자는 “공익재단 등으로 이전 시 저희 가족이 출연한 재산과 관련해 어떠한 권리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나 공익재단이 웅동학원을 인수해 항일독립운동의 정신을 계승하고 미래 인재양성에만 온 힘을 쏟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의 모친은 이날 웅동중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제 장남이 법무부장관 후보로 지명된 후, 제 남편에 이어 현재 제가 이사장으로 있는 웅동학원 관련 허위보도가 쏟아지고 있어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며 “저희 가족이 웅동학원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지 않았음을 밝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교 운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저와 제 며느리는 이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 후보자는 “그동안 가진 사람으로서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려왔다. 그 혜택을 이제 사회로 환원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제가 가진 것을 사회에 나누며 공동체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고 실천하겠다”며 몸을 낮췄다.

그는 “진심을 믿어주시고 지켜봐 달라. 계속 주위를 돌아보며 하심(下心)의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후보자의 이러한 결단은 이날 오후 서울대와 부산대에서 촛불집회가 열리는 등 가족을 둘러싸고 연일 쏟아지는 의혹에 악화하는 여론을 돌려세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자는 가족이 전재산 56억4000여만원보다 많은 74억5500만원을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에 출자하기로 약정해 논란이 일었다. 사모펀드를 증여세 탈루에 악용했다거나 친척이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또한 모친이 이사장으로 있는 웅동학원은 건설회사를 운영한 조 후보자 동생이 공사대금을 달라며 낸 소송에서 무변론으로 패소하는 등 일가의 재산확보수단으로 쓰인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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