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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할리우드를 만들고 움직이는 숨은 실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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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음악 등 대중문화의 산실 / 할리우드가 배출한 걸출한 스타 뒤엔 / 똑똑한 기획자 겸 에이전트들 있어 / 10여년간 발품 팔아 쇼비즈니스 탐사 / 엔터테인먼트 산업 탐구·주역들 소개

방탄소년단(BTS)이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이유는 방시혁이란 걸출한 기획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국의 TV드라마가 아시아를 주름잡는 것 역시 뛰어난 드라마 작가와 연출가들 덕분이다. 마찬가지로 지난 100년 동안 미국 할리우드 영화, 드라마, 대중가요 등 대중적 문화가 세계를 석권한 이유도 똑똑한 기획자 겸 에이전트가 있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제국은 여전히 세계 영화와 음악을 비롯한 대중문화의 대명사로 통한다. 할리우드는 히피족 같은 퇴폐문화의 온상 또는 ‘마약에 취한 예술’ 등 부정적 이미지도 갖고 있다. 동양적 사고방식과는 거리가 있는 타락 문화라고 비판하는 이도 많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자선사업과 입양 등 이타적 사회활동을 하는 아티스트들은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한 할리우드 제국을 일궈냈다. 저자는 할리우드의 이중적 모습보다는 긍정적이고 역동적인 모습으로 세계 문화를 이끌어가는 기획자들을 추적해 이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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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그간 알려지지 않은 산업과 비즈니스 구조, 에이전트들의 인과관계 등을 이 책에 소개했다. 사진은 이매뉴얼, 마이클 오비츠, 존탁(오른쪽부터)


저자는 프랑스 정치학자인데도 할리우드 문화에 심취한 나머지 전공조차 정치학에서 대중문화로 바꿨다. 저자는 “할리우드 성공의 원천은 곧 에이전트의 능력이었으며, 라스베이거를 만든 창의적 메이커들이란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익히 아는 걸출한 스타들은 모두 에이전트들이 발굴하고 키워냈다. 이들 가운데 아리 이매뉴얼(Ari Emanuel)은 WME(William Morris Endeavor)의 공동 CEO를 맡고 있는 거물이다. WME를 세계 최대 탤런트 에이전시로 일궈냈다. HBO 텔레비전 시리즈 ‘안투라지’(Entourage, 2004~2011)는 실제 아리 이매뉴얼을 모델로 드라마를 만들었다.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는 그는 비즈니스에 대해선 무자비하게 직원들을 닥달한다. 그러나 인간적 진실함을 토대로 에이전트로서 할리우드를 이끌고 있다.

WME 소속 스타들 면면은 화려하다. 벤 에플렉, 샬리즈 세런, 2014년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수상자인 매슈 매코너헤이, 헤리 포터로 스타가 된 에마 왓슨,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 아델, 얼리샤 키스, 차일디시 감비노 등 수백명에 이른다.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의 에이전트도 맡고 있다. 한국 영화감독 박찬욱과 봉준호, 배우 배두나, 이하늬, 가수 에픽하이도 WME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그가 이끄는 WME는 모든 형태의 미디어 플랫폼 사업에 손을 댄다. NFL, NHL 등 스포츠는 물론이고 미스 유니버스 대회도 관장한다. 아리 이매뉴얼은 처음 탤런트 에이전시인 CAA(Creative Artists Agency) 견습생으로 입문해 오늘에 이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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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오비츠(Michael S. Ovitz)는 또 다른 거물이다. 아리의 첫 직장이었던 CAA를 세운 인물이다. 할리우드에서 CAA를 세워 1980∼1990년대 가장 강력한 에이전시로 군림했다. 톰 크루즈, 케빈 코스트너, 더스틴 호프먼, 실베스타 스텔론 등을 발굴해 슈퍼스타로 만들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발굴해 ‘영화계의 거장’으로 키우며 할리우드 영화계의 큰 산맥을 구축한 것도 오비츠의 공로다. CAA는 현재 제니퍼 로렌스가 핵심 배우다.

아스널(Arsenal)의 CEO 존 탁(John Ptak)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영화산업을 세계화로 발전시킨 장본인이다. 현지 당국자들과 유대를 맺음으로써 국제적 에이전트로 변신한 케이스이다. 우디 앨런, 헤리 포터 주연배우 케네스 브래너를 찾아 키워냈다. 캘리포니아대학생 시절 극장 매니저로 일했으며, 한때 미국 영화연구소에서 일하다 아스널을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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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에이전트 - 엔터테인먼트 제국 막후 주역들의 비즈니스 구조와 지략/비올렌 루셀/김정섭/한울엠플러스/5만원


프랑스 파리 제8대학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 비올렌 루셀은 10여년간 발품을 팔아 할리우드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탐구해 책을 썼다. 그는 할리우드 전체를 대형 프로젝트 및 톱스타들을 키우는 ‘빅 할리우드’와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와 유망주를 키우는 ‘리틀 할리우드’로 구분하고, 이들이 할리우드 시장에서 서로 어떤 영향을 끼치고 어떻게 힘의 균형을 이뤄내는지 풀이했다.

저자는 “이들은 할리우드 제국의 설계자이자 수완 좋은 해결사이며 숨은 실세”라면서, “나아가 미래의 빅 픽처를 그리는 지속가능 경영자들”이라고 평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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