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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강경훈의 萬藥해설] 약 부작용은 모두 나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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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은 '나쁜 작용' 아닌 '부수적 작용' 뜻

좁은 의미 부작용은 '유해반응'

때로는 다른 약 개발의 단초로 작용

비아그라, 협심증에서 방향 틀어 발기부전약으로

부작용 생기면 이력 적어서 보관해야

이데일리

비아그라는 부작용을 상용화한 대표적인 약이다.(사진=화이자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감기약을 먹고 졸음을 주체할 수 없거나 특정 약을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된다고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발기부전약도 눈이 뻐근하다거나 머리가 아프다거나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이 있다. 모두 약의 부작용 때문이다.

부작용은 약의 주요한 효과 외에 나타나는 약효를 통칭한다. 영어로는 ‘side effect’라고 한다. 부수적으로 생기는 일이라는 뜻이다. 한자로 쓰면 ‘副作用’이다.

그런데 ‘不作用’의 의미가 더 크다. 원하는 효과가 아니니 나쁘다는 뜻이다. 즉, 부작용은 넓게는 ‘기대했던 약의 효과 외에 나타나는 모든 일’일고, 좁게는 ‘약으로 인한 유해반응’으로 보면 된다.

유해반응은 약 자체의 특성 때문일 수도 있고 환자의 체질이 원인일 수 있다. 소염진통제를 너무 많이 먹으면 위장관 출혈이 생기는데 이는 대부분 사람이 해당한다. 어떤 약은 급성 쇼크인 아나필락시스 반응을 일으킨다. 이는 용법와 용량과 상관없이 극히 일부의 사람이 겪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

때로는 그 부작용이 다른 약 개발의 단초가 된다. 히스타민은 생리작용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다. 그런데 히스타민은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이를 억제하는 게 항히스타민제다. 이 약은 알레르기를 억제하는 것은 물론 졸음을 유발한다. 또 수분분출을 막아 먹으면 입이 자주 마른다. 그래서 수면제나 콧물약의 성분을 잘 살펴보면 항히스타민제가 든 약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발기부전제인 비아그라도 부작용을 상용화한 케이스다. 이 약은 원래 협심증약으로 개발됐다. 그런데 협심증에는 기존 약보다 효과가 더 좋지 못했다. 개발 중단 얘기가 나오던 중 회사 측은 임상시험 참가자의 부작용 보고에 집중했다. 일부 참가자들이 약을 먹은 뒤 발기력이 좋아졌다고 답한 것이다. 회사는 아예 방향을 틀어 세계 최초의 발기부전치료제를 개발했다. 비아그라의 성분인 실데나필은 폐동맥 고혈압치료제로도 쓰인다. 어찌 됐던 혈관을 확장하는 효과는 분명하다.

탈모치료제로 일반약으로 나와 있는 미녹시딜 성분도 원래는 혈압약이었다. 그러다 개발 도중 털이 자라는 것을 발견해 탈모치료제로 개발됐다. 실제로 혈압약 중에 미녹시딜 성분의 먹는 약이 있다. 당연히 먹는 약이 미녹시딜 함량이 더 높다. 그래서 저혈압 탈모환자가 미녹시딜을 먹는다면 혈압이 더 떨어지는 저혈압 쇼크가 생길 수 있다.

약을 먹고 불편감이 생겼다면 꼭 어떤 증상에서 어떤 약을 먹었고 어떤 부작용이 있었는지를 적어두자. 나중에 같은 증상으로 약을 써야 할 경우 의사나 약사에게 이를 보여주면 부작용이 덜한 약을 추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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