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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8 (수)

꼬리 무는 가족 관련 논란…조국에 대한 '괴리감' 만큼 파장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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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주광덕 의원 주장 / “신원 알려지지 않았던 2명 / 조국 후보자 처남의 두 아들” / 부인은 소득신고 부당공제 / 학교법인 부채도 100억원대 / 공익재단 기부 쉽지 않을 듯 /

고려대·서울대 촛불집회 / 당초 예상 깨고 1000여명 참여 / “외부세력 개입 배제” 거듭 강조 / “실망감·배신감… 사과·사퇴해야”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장 / “조국 평소 주장과 행동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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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조국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로비에서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혹에 대한 해명 등 입장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이제원 기자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23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과 자녀가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의 투자자 6명 전원이 조 후보자 일가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자자 6명 중 그동안 신원이 알려지지 않았던 2명은 조 후보자 처남 정모씨의 두 아들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결국 사모펀드에 출자된 14억원은 전액 후보자 일가의 것으로 누가 봐도 완벽한 ‘조국 펀드’”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전날 조 후보자 가족 3명(부인과 아들·딸)을 제외한 3명 중 1명이 정씨임을 밝혀냈고 이날 나머지 2명의 신원을 확인한 것이다. 그는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자를 하거나 펀드가 다른 기업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 등 현행법을 위반할 소지가 크다”며 “그 점은 금융당국이나 수사당국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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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광덕 "사모펀드 출자자 6명 전원 조국 후보자 가족"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모펀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8.23 kjhpress@yna.co.kr/2019-08-23 16:35:12/


같은 당 정점식 의원은 조 후보자 부인인 정모 교수가 제출한 연말정산 내용을 분석한 결과 2014년과 2015년 2년간 1350만원의 부당한 인적공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피부양자로 2014년 경로우대 1명, 2015년 경로우대 2명을 소득공제 대상에 올려 각각 450만원, 900만원을 공제받았고 ‘경로우대’는 정 교수 부모를 뜻한다는 게 정 의원 설명이다. 정 의원은 “정 교수 부친은 생전 연 임대료 8000만원이 나오는 건물을 보유해 소득세법의 공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법조계 등에 따르면 2008년 조 후보자 동생이 14억원의 사채를 빌려 쓰는 과정에서 가족이 운영해온 웅동학원 소유 토지가 담보로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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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웅동중학교. 이 학교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모친이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 웅동학원 소유의 사립중학교다. 연합뉴스


조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웅동학원 권리를 내려놓겠다고 밝혔지만 채무·담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학교법인 운영을 공익재단에 넘기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웅동학원은 자산이 134억원가량 있으나 부채도 1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학교법인 인수 주체가 부채까지 떠안아야 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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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중앙광장에 모인 재학생·졸업생 500여명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고려대 부정입학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어 촛불 대신 휴대전화 불빛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딸 대학입학 의혹 진상 규명하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와 딸 조모씨의 부정입학 의혹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23일 고려대와 서울대에서 잇달아 열렸다. 두 대학 캠퍼스에는 당초 예상 인원(각 200∼300명)을 훌쩍 넘는 1000명이 모였다.

“조국 교수의 딸 부정입학 의혹을 들었을 때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저랑 수업 듣고 학교 다닌 사람이, 있어선 안 될 자리에 있었던 걸 수도 있단 사실이 저를 멍하게 만들었습니다. 그간 제 노력이 헛되게 느껴졌습니다.”

이날 오후 6시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서 진행된 ‘조 후보자 딸의 고려대 입학과정에 대한 진상규명 촉구’ 집회에서 행사를 준비한 이일희씨는 자유발언을 통해 “내 노력은 배신하지 않을 거라 여겼는데 그 노력이 알고 보니 헛된 것일 수 있단 걸 알게 됐다”고 절망감을 토로했다. 그는 “정녕 우리와 그들의 노력은 무게가 다른 것이냐”며 “우리가 이걸 좌시해야 합니까. 언제부터 불의에 항거하는 데 목소리 내길 주저했냐. 이 문제에 좌우가 어디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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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아크로 광장 인근에서 열린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문구가 쓰인 스마트폰을 들고 있다. 뉴시스


고려대 재학생·졸업생 500여명이 참여한 이날 집회는 조씨의 부정입학 의혹에 대한 청년세대의 분노가 쏟아진 자리였다. 이들은 집회 내내 ‘정치간섭 배격하고 진상에만 집중하자’ 등 구호를 통해 특정 정치세력이 개입하지 않은 행동임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 주최 측은 재학생·졸업생을 확인하는 절차를 통해 외부 인원이 개입하지 않도록 조치하는 모습이었다.

재학생 박민준씨는 자유발언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 중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란 내용을 인용하면서 “6살 차이 나는 제 동생이 재수를 하고 있다. 전국 수험생들이 이번 논란 때문에 동요하지 않고 원래 하던 대로 노력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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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조국… 모교에선 ‘조국 STOP’ 23일 밤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가 열려 학생 500여명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왼쪽 사진은 이날 오전 조 후보자가 사모펀드 기부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 이제원 기자,연합뉴스


이날 오후 8시30분쯤부턴 서울대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 광장에서 서울대 학생 500여명이 ‘조국 교수 stop! 서울대인 촛불집회’를 진행했다. 현장에서 대표 발언으로 마이크를 잡은 주최자 홍진우(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부 대학원생)씨는 “지금까지 드러난 수많은 의혹과 위선, ‘내로남불’을 일삼은 조국 교수님의 모습에 우리 모두 실망했다”며 “법무부장관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졸업생 조준현(사법학과 91학번)씨도 “몇 년 전 우병우 선배를 ‘법꾸라지’라고 비판했던 조국 선배는 수많은 반칙과 부조리를 비판할 때 적용했던 기준을 자신에게 적용해 달라. 사과하고 사퇴하라”고 외쳤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장은 페이스북에 조 후보자와 딸을 강하게 비난했다. 조씨는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기 전 한 학기 남짓 서울대 환경대학원을 다녔다. 홍 원장은 “다수의 학생을 떨어뜨리고 입학한 대학원에서 한 과목 수업을 듣고 1년간 800만원이 넘는 장학금을 받은 꼴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평소 조 교수의 밖에서의 주장과 안에서의 행동 사이에 괴리가 너무 커 마음이 몹시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도형·김승환·윤지로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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