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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3대째 경찰·애국지사 증손… “국민 돕는 경찰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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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경찰학교 졸업식… 2762명 신임경찰 배출 / ‘복서 출신’ 이인규 순경 등 눈길 / 흉기 난동 순직 父 뒤이은 딸도 / 文대통령 “자치경찰제 조속 도입 / 백범 애국안민 정신이 경찰 뿌리”

“아버지처럼 늘 남을 돕는 좋은 경찰이 되고 싶다.”

23일 충북 충주의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경찰 제296기 졸업식에서 김성은(24·여) 순경은 경찰로 첫발을 내딛는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부친에 이어 경찰에 임관한 다소 평범한 사례처럼 보였지만 김 순경의 당찬 소감에 주변의 격려가 쏟아졌다. 김 순경의 아버지가 지난해 7월 조현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순직한 김선현 경감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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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은(왼쪽부터), 김주연, 이인규


경찰에 따르면 이날 모두 2762명(남성 2048명·여성 714명)의 졸업생이 배출됐다. 일반 순경은 2356명, 경찰행정학과 특채 152명, 사이버수사·회계·과학수사 등 17개 분야 경력 채용 254명이 임용됐다. 이 가운데 김 순경처럼 남다른 배경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았다.

김주연(23·여) 순경은 조부와 부친에 이어 3대째 경찰 제복을 입게 됐다. 그는 어릴 때부터 경찰을 동경해왔는데, 조부와 부친이 근무했던 대구동부경찰서에 근무하게 돼 ‘경찰 명문’으로서의 가계를 잇게 됐다.

2014년 한국 페더급 챔피언을 지낸 이인규(29) 순경도 이날 경찰에 임용됐다. 그는 “국민으로부터 받은 영광과 사랑을 고스란히 국민께 돌려드리고 싶다”며 “대학시절 전공인 영어영문학을 활용해 외사경찰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밖에 독립유공자 조용성 애국지사의 증손인 조현익(35) 순경과 김구식 애국지사의 외증손녀인 윤미지(26·여) 순경 등이 치안을 책임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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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에서 열린 신임 경찰 제296기 졸업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충주=청와대사진기자단


이날 졸업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수사권이 조정되고 자치경찰이 도입되면 시민과의 거리는 한층 가까워지고 치안 서비스의 질이 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수사권 조정과 자치경찰 도입 법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매듭지어 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찰이) 국민의 뜻과는 다르게 권력을 남용하고 인권을 탄압하기도 했던 어두운 시기도 있었지만, 국민들의 기대와 지지 속에서 경찰은 스스로 변화하는 용기를 보여줬다”며 “권력기관 중 가장 먼저 개혁위원회를 발족하고 국민의 바람을 담은 권고안을 수용하며 가장 빠른 속도로 개혁을 실천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100년 전인 1919년 4월 25일 임시정부 경무국이 설치되고 임시정부의 문지기를 자처했던 백범 김구 선생이 초대 경무국장으로 취임했다”며 “백범 선생의 ‘애국안민’ 정신은 우리 경찰의 뿌리가 됐다”고 말했다.

이희경·박현준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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