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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BAT코리아, 청소년 흡연 유도하는 꼼수 광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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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 코리아, 유튜브에 전자담배 기기 광고 올려
현행법상 문제 없지만, 청소년 노출 쉬워
점유율 하락·실적 부진에 과도한 마케팅 지속

영국계 다국적 담배회사 BAT(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의 한국법인(대표 김의성)이 ‘꼼수 광고’로 비판을 받고 있다. 청소년들의 접근이 쉬운 유튜브에 전자담배 기기 ‘글로센스’의 광고를 올린 탓이다. BAT 코리아는 "담배가 아닌 담배 기기를 광고했기 때문에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청소년들의 흡연을 유도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BAT 코리아는 액상 전자담배 신제품 ‘글로센스’ 출시를 앞두고 유튜브와 페이스북에 ‘글로센스X루피&나플라’라는 제목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12일 공개된 뮤직비디오의 조회수는 현재까지 45만회를 넘어섰다.

뮤직비디오에서는 힙합 가수들이 중독성 있는 노래를 부르며,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를 홍보한다. 담배를 피우는 장면은 없지만 브랜드명과 전자담배 기기 이미지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가사에도 ‘글로센스’가 반복된다. 누리꾼들은 "음원이 나온 줄 알았다", "기계도 예쁘고 담배도 잘 만들었다", "엄마 앞에서 이 노래를 불렀다"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조선일보

‘글로센스X루피&나플라’ 뮤직비디오에서 전자담배 기기를 홍보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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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BAT 코리아 광고는 담배가 아닌 흡연기구를 광고해 현행법상 불법은 아니지만, 청소년들에게 쉽게 노출된다는 문제가 있다. 담배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고, 흡연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보건복지부는 "원래 담배 광고는 유튜브에 할 수 없는데, 담배기기 광고는 현행법상 제한 대상이 아니다"며 "흡연기구도 담배에 준해서 광고를 규제하는 내용으로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BAT 코리아도 담배기기 광고 영상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BAT 코리아 관계자는 "유튜브 광고는 규제 내에서 선보인 것"이라며 "철저하게 법규를 지켜서 하는 것으로 꼼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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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성 BAT코리아 대표이사


BAT코리아가 유튜브에 홍보영상까지 올리는 이유는 최근 실적 부진 때문이다. 1990년 국내 법인을 설립한 BAT코리아는 2000년대 초반까지 2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했으나 지난해 12%까지 내려갔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매출액도 4133억→4001억→3681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으로 보면 더욱 심각하다. BAT코리아는 2016년 14억84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가 구조조정을 하면서 2017년 흑자(3767만원)로 전환했다. 그러나 지난해 또다시 7억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선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치열해지자 BAT코리아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BAT코리아는 지난 7월 정가보다 1000원 저렴한 가격에 담배 ‘켄트’를 한정 판매해 ‘불공정거래가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지만 행사를 지속했다. 최근에도 선착순 1000명에게 50%할인쿠폰, 이후 1000명에게 20% 할인쿠폰을 뿌리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필립모리스, KT&G에 밀리는 데다 최근 쥴, 죠즈, 플룸테크까지 나오자 무리하게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실적이 좋지 않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안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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