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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종료선언 이어 독도훈련… 靑 ‘日 협상 유도’ 로키 대응 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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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무응답에 연이은 강공… 안보 카드 지속 땐 미국 제지ㆍ외교적 고립 우려
한국일보

우리 군이 25일부터 이틀간 실시하는 동해 영토수호훈련의 일환으로 해병대원들이 헬기를 타고 독도에 내려 경계작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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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선언 사흘 만에 25일 독도방어훈련을 전격 실시하는 등 잇따라 일본에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한국의 외교적 노력에도 일본이 경제보복 수위를 누그러뜨릴 조짐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당분간은 ‘강공책’으로 일본을 압박해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보인다.

독도방어훈련은 매년 정례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이번처럼 당일 훈련을 발표하는 경우가 흔치 않은 데다 이지스 구축함 투입 등 참가 전력을 2배로 늘렸다. 더 이상 일본에 ‘로키(low keyㆍ저자세)’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걸로 보인다. 앞서 군은 지난 6월 실시하려던 훈련을 기상 악화 문제와 한일관계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미뤄왔다. 일각에서는 28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실제로 시행하는지 지켜본 뒤 훈련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으나, 우리가 먼저 선공을 한 셈이다.

정부로서는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에 대화 의지를 전달했으나, 일본이 기조를 바꾸지 않자 강공을 선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을 대화 테이블에 불러들이기 위한 방책으로 당분간은 강(强) 대 강(强) 기조를 이어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내년 초 강제징용 관련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가 실현될 가능성도 있어, 10월 일왕 즉위식이 아니면 적어도 연내까지는 어떻게든 해법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많지 않다”며 “그래서 우리 정부가 선제적으로 나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한일 갈등 해결을 위해 안보 문제를 카드로 계속 사용할 경우 미국의 제지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소미아 종료에 우려를 표했던 미국이 우리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한미일 3각 안보축에서 한국이 외교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 정부가 한국이 안보 문제를 갖고 일본과 갈등을 본격화한다는 인식을 가질 가능성도 있는데 이는 미 정부 입장에 반하는 것”이라며 “전방위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땐 전선(戰線)을 좁혀야 하는데, 계속 넓힌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일본도 내부 결집을 위해 호락호락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다. 결국 이달 28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실제 시행 여부 등이 추가 확전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우리는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 문제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일본 압박 카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외교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와 함께 독도 문제를 국제분쟁화하려고 시도해 온 일본이 독도훈련을 역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리 정부가 이번 훈련을 ‘동해 영토수호 훈련’으로 부르는 것 역시 이런 부작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독도훈련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훈련이고, 울릉도를 포함한 동해 지역으로 훈련 반경을 넓힌 만큼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여론전에 얼마든지 맞대응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특히 최근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하거나 중ㆍ러 군용기들이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ㆍ카디즈)에서 연합훈련을 한 만큼, 이번 훈련은 유사 사태의 재발을 막는 측면도 있는 게 사실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꼭 일본 한 나라가 아니라, 여러 제반 사항을 고려해 날짜를 정한 것”이라며 “우리 주권 수호를 위한 모든 세력을 대상으로 한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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