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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2분기 소득분배 2003년 집계 이래 최악-자영업자 빈곤층 추락에 빈부격차 더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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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이코노미

    통계청은 2분기 소득분배가 역대 최고 악화된 원인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의 1분위(소득 하위 20%) 편입을 꼽았다. 사진은 폐업을 앞둔 서울 종로의 화장품 매장.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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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의 소득분배 불균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월평균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소득층 근로소득은 증가한 반면, 저소득층 소득은 제자리걸음을 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8월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소득부문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70만4000원으로, 전년 동기(453만1000원) 대비 3.8%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최하위 20%인 1분위 가구 소득은 지난해 2분기보다 0.04% 늘어난 132만5500원에 그쳤고, 최상위 20%인 5분위 명목소득은 942만6000원으로 3.2% 늘었다. 이로 인해 5분위 배율(최하위 20%와 최상위 20%의 가처분소득 비율)은 5.3배를 기록했다. 2분기 기준으로는 2003년 소득분배 집계를 시작한 후 사상 최고치다. 우리 국민 간 소득 양극화가 더없이 심해졌다는 얘기다.

    양극화 확대의 원인으로 통계청은 사업소득이 줄어든 자영업자가 1분위에 많이 포함된 때문이라고 밝혔다. 1분위 전체 가구에서 ‘근로자 외 가구’ 비중은 70.2%로 전년 동기(67.4%) 대비 2.8%포인트 증가했다. 근로자 외 가구는 영세 자영업자나 5인 이상 사업체를 운영하는 가구를 말한다. 같은 기간 1분위 근로자 가구 비중은 32.6%에서 29.8%로 감소했다. 전체 가구의 사업소득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3분기째 감소 중인데, 그 결과 2~4분위에 속했던 자영업자가 1분위로 추락했다는 것이 통계청 설명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1분위 가계 명목소득이 소폭 늘어 5분기 동안 이어져온 감소세가 멈췄다는 것. 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2인 이상 가구)은 지난해 1분기(-8%) 감소세로 돌아선 이후 지난해 2분기(-7.6%), 3분기(-7%), 4분기(-17.7%), 올해 1분기(-2.5%)까지 5분기 연속 감소했다. 그러나 1분위 소득 상승분은 전년 동기 대비 600원(0.04%)에 불과했다. 전체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소득 증가율 3.8%에 한참 못 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가깝다. 한편 차하위 계층인 소득 하위 20~40%(2분위), 중간 계층인 소득 상위 40~60%(3분위), 차상위 계층인 소득 상위 20~40%(4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1년 전보다 각각 4%, 6.4%, 4%씩 늘어 전체 가계의 명목소득 증가율(3.8%)을 웃돌았다.

    2분기 명목소득을 유형별로 보면 가장 비중이 큰 근로소득은 월 316만9200원으로 1년 전보다 4.5% 늘었지만, 사업소득은 90만8500원으로 1.8% 감소해 3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재산소득은 2만4900원으로 7% 증가했고, 생산활동을 하지 않아도 정부가 무상으로 보조하는 소득 등을 뜻하는 이전소득은 58만800원으로 13.2% 늘었다. 비경상소득(경조소득이나 퇴직수당과 실비보험을 탄 금액)은 44.6% 줄어든 2만800원이었다.

    통계청은 3분기에도 소득 양극화 현상이 개선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 미중 갈등 등 대내외 리스크가 너무 커서 고용동향에서도 볼 수 있듯 제조업을 중심으로 근로소득에 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2분기에서 1분위 가구의 소득 개선이 나타났는데 3분기에 어느 정도까지 소득 증가폭이 확대될지는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3호 (2019.08.28~2019.09.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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