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3심제 상폐 심사에서 1심 패배 '퇴출 명령'
코오롱생명과학(판매사), 코오롱(지주사) 타격 불가피
소액주주 주식 휴지조각 우려...."당장 퇴출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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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성분 은폐’ 논란에 휩싸인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를 개발 및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사 코오롱티슈진이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의 상장폐지(상폐) 결정으로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몰렸다.
한국거래소는 26일 기심의 심의 결과 코오롱티슈진의 상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사실상 3심제로 운영되는 상폐 결정의 첫번째 심판대에서 퇴출 명령을 받은 셈이다.
상폐가 된다고 해서 있던 기업이 갑자기 하루아침에 문을 닫는 건 아니다. 상폐는 코스닥시장에서 해당 기업의 주식이 거래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자체 자금조달에 어려움이 없는 기업은 공시 부담과 주가 관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공개매수에 나서 스스로 거래소나 코스닥을 떠나기도 한다.
다만 코오롱티슈진의 경우 상장과 관련한 ‘서류상 중요한 사항의 허위 기재 또는 누락’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대에 올랐던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사기 상장’이었다는 점이 확인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크다.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을 보면 상장이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와 관련한 제출서류의 내용 중 중요사항을 허위기재 하거나 누락한 내용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중요하다고 판단되면 기심의 심의를 거쳐 상폐를 할 수 있다.
1차적으로 상폐로 코스닥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할 수 없어 기업 운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또한 인보사를 판매하던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그룹 지주사인 코오롱에도 후폭풍이 예상된다. 보유하고 있던 코오롱티슈진 지분 가치가 급락하는 등의 여파다. 코오롱과 코오롱생명과학은 티슈진 지분을 27.26%, 12.57%씩 갖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진행중인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등의 행정소송과 검찰 수사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여기에 바이오전체 섹터에도 부정적 여파가 예상된다. 바이오섹터에는 바이오기업 신라젠의 신약 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 임상 3상 중단 등 최근 악재가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임상 3상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약의 안정성과 효능을 보면서 약의 적정 투여량을 결정하는 시판 허가 직전 단계다.
무엇보다 소액주주의 피해가 문제다. 코오롱티슈진 주식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는 5만9445명(36.66%)에 달한다.
다만, 이날 거래소 기심의 상폐 결정에도 당장 상폐가 현실화되는 것은 아니다. 규정에 따라 15영업일 내에 코스닥 시장위원회를 열어 코오롱티슈진의 상폐 여부를 재차 심의 및 의결해야 한다.
게다가 코스닥 시장위원회에서 또다시 상폐 결론이 나오더라도 코오롱티슈진이 이의를 제기하면 한 번 더 심의를 거쳐야 한다. 사실상 3심제 방식으로 최종 상폐까지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거래소 절차가 아직 남아있으니 남은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미 FDA 임상 3상 재개를 위한 서류를 이르면 이번달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미 FDA는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인보사 임상 3상 중단 결정을 내렸다.
앞서 거래소는 인보사 성분이 뒤바뀐 것과 관련해 코오롱티슈진이 상장심사 서류상 중요한 내용을 허위 기재·누락했다고 판단해 지난 7월 3일 코오롱티슈진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했다.
인보사는 2017년 7월 국내 최초의 유전자 골관절염 치료제로 식약처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3월 치료제 주성분 중 하나가 허가사항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 유발 위험이 있는 신장세포라는 사실이 드러나 취소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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