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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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샥스핀 인기에 ‘청상아리’ 집중 포획…30년 만에 멸종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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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상어 “인간이 무서워”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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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10㎞로 먹이에 돌진하는 공포의 식인상어. 샥스핀 때문에 30년 만에 멸종위기에 빠진 상어. ‘청상아리’를 설명하는 모순된 두 수식어다. 청상아리는 영화 <죠스>의 주인공 백상아리와 함께 대표적인 식인상어다. 먹이를 발견하면 물속에서 시속 110㎞까지 질주해 ‘바다의 치타’로 불린다. 이랬던 청상아리가 집중 포획으로 존재의 위기에 빠졌다. 상어의 희생양으로 그려졌던 인간이 실제론 상어에게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이다.

청상아리는 그간 주로 인간에게 위협이 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1999년 개봉한 영화 <딥블루씨>에선 유전자 조작으로 13m로 커진 청상아리가 인간을 공격한다. 애니메이션 <니모를 찾아서>에 등장하는 청상아리는 착해지려 노력하지만 결국 니모의 피냄새를 맡고 돌변한다. 청상아리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선 노인이 오랜만에 잡은 청새치를 노리는 공격자로 등장한다.

한국에서도 가끔 발견된다. 지난 6월엔 강릉에서 2m 길이의 청상아리가 어망에 잡혀 휴가철을 앞두고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그런 청상아리가 멸종위기에 빠졌다. 1980년대 아시아에서 상어 지느러미 요리인 샥스핀이 인기를 끈 이후 집중적으로 포획된 것이다. 말린 상어 지느러미는 ㎏당 최고 1000달러에 거래된다. 상어 보호단체 샤크트러스트(Shark Trust)의 알리 후드 국장은 영국 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청상아리는 고기와 지느러미 때문에 아주 가치가 높다”며 “심해에서 지난 수십년간 제한받지 않은 과도한 어획으로 개체수가 상당히 감소했다”고 했다.

퓨 자선기금(The Pew Charitable Trusts)에 따르면 청상아리를 포함해 매년 6300만~2억7300만마리의 상어가 상업 목적으로 포획된다. 전문가들은 청상아리 같은 최고 포식자가 줄어들면 상어의 먹이인 문어가 급증하고, 문어의 먹이인 바닷가재, 게가 급감하는 식으로 생태계 교란이 일어난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청상아리를 보호하려는 국제적인 움직임도 활발하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은 25일(현지시간) 회의를 열어 청상아리와 가래상어 등 18종의 상어와 가오리에 대해 보호를 강화하는 제안을 가결했다. 이번주 중 CITES 총회가 열려 최종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청상아리 등은 이제 멸종위기에서 벗어날 때까지 상업적인 거래가 금지된다.

하지만 이 약속이 잘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이번 의안에는 102개국이 찬성했지만 샥스핀 소비가 가장 많은 일본, 샥스핀의 원조국인 중국, 상어잡이로 많은 소득을 올리는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아이슬란드 등 40개국이 반대표를 던졌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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