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지소미아 하나에 흔들릴까" / "한미동맹이 굉장히, 엄청나게 중요" / "'공인인증서'격인 지소미아, 언제든 재개가능…한미방위비협상 지렛대될 수도" / 이낙연 "日 부당조치 원상회복하고 지소미아 종료 재검토 가능"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
신임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한미동맹도 국익에 앞설 수는 없다"며 "건강한 동맹은 서로 비판할 수 있고, 서로 안 맞을 때는 경계를 확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2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로 한미동맹에 대해 "66년의 동맹이 일본하고 지소미아 하나 때문에 흔들리겠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미동맹이 굉장히,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미국하고의 동맹은 안보를 위한 것이지 미래에 중국과 대결을 위한 것이거나 대결 구조로 분단체제를 영속화하는 동맹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너무 부상해서 우리를 위협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군사 협력은 좋지만, 전적으로 중국을 적으로 삼는 동맹은 참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립외교원 원장에 내정된 김준형 한동대 교수. 청와대제공 |
김 원장은 지소미아를 공인인증서에 빗대며 "저쪽(일본)에서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라고 하는 공인인증서를 (우리한테) 못 준다고 하니까 우리도 공인인증서를 못 준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측과 지소미아를 '종료'한 것이지 '파기'한 게 아니라며 "언제든지 재개할 수 있다", "얼마든지 가역적"이라고 말해 일본의 반응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소미아 연장을 원해왔던 미국의 뜻에 반하는 결정으로 조만간 개시할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영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방위비 분담금을 '세일즈 포인트'로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김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요구해 놓고 실제로 협상할 때는 현실적인 안을 가져오리라고 본다"며 "우리가 이번에 어떤 의미에서 미국 전략가들의 플랜과는 다른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오히려 다음 협상의 레버리지(지렛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연합훈련이 끝난 이후에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서는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지위를 올리기 위한 일종의 빌드업(build-up·세 강화)으로 보여진다"고 평가하며, 협상력을 높이려다 전체 대화판이 깨질 수 있으니 "북한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낙연 "지소미아 종료 재검토 가능"
이낙연 국무총리는 정부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 "일본 정부가 안보상 신뢰 훼손을 이유로 우리를 수출 우대국,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기로 한 마당에 우리가 군사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국익과 명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추석 민생안정대책 논의를 위한 고위당정청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총리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지소미아가 종료하는 11월 23일까지 약 3개월의 기간이 남아 있다"면서 "그 기간에 타개책을 찾아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원상회복하고 우리는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양국이 진정한 자세로 대화하길 바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일부터 일본 정부가 수출무역관리령을 시행한다"면서 "저는 일본 정부가 사태를 더이상 악화시키지 않으리라 믿는다.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으면 한일 양국 정부가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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