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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남북관계와 한반도 정세

"文정부 자주파가 70년 한미동맹 흔들어… 김현종 靑차장이 진두지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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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街 "지소미아 파기에 입김"

"金차장 2016년 트럼프 캠프 돌며 정보 수집해 그의 속성 파악 자신"

정부가 미국의 만류에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파기하고, 이에 우려와 실망을 표시하는 미국에 "자제하라"고 맞받는 등 '70년 동맹'인 한·미가 얼굴을 붉히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선 "문재인 정부의 핵심 외교·안보 라인을 이른바 '자주파'가 장악해 벌어지는 현상"이란 말이 나온다. 노무현 정부 시절엔 '한·미 동맹파'와 '자주파'가 현안을 놓고 토론을 벌였지만, 지금은 '동맹파'가 사실상 제거돼 '자주파' 뜻대로 외교 정책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29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문 정부의 '자주파 야전 사령관' 역할은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맡고 있다. 최근 김 차장은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 지소미아 파기에 대한 미국의 반발과 관련해 직접 브리핑에 나서 강경 입장을 밝혔다. 지소미아 파기 결정에도 그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의 대미·대일 강경 기조는 그의 과거사, 업무 경력 등과 연관이 깊다는 분석이다. 그는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보내면서 불미스러운 일을 여러 차례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김 차장은 일본 학생들의 부당한 대우에 격분한 나머지 학교 옥상에 올라가 화분을 떨어뜨리기도 했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 차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한·일 FTA를 추진하며 일본 경제·산업을 면밀히 살펴본 경험, 삼성전자 법무담당 사장 커리어를 살려 이번 일본의 경제 보복에 자신 있게 대응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김 차장의 '강경 대일 행보'는 일본에 대한 개인적 악감정과 일본을 잘 안다는 자신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란 것이다.

미 변호사 출신인 김 차장은 미 대선 시즌이던 2016년 무렵 자비로 트럼프 선거 캠프를 돌며 정보 수집 활동도 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트럼프 분석 보고서'를 제작했고,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이를 활용해 '트럼프 행정부 공략법'을 어필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그의 거침없는 대미 발언 역시 '트럼프 속성을 꿰뚫어 본다'는 자신감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김 차장이 미국에 오래 살며 민족주의 성향이 강해졌는데 독특한 부모 교육과 종교관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안다"고 했다.

현재 외교부 핵심 라인은 '김현종 사람들'로 분류된다. 조세영 1차관, 이태호 2차관,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은 김 차장이 노무현 정부 외교통상부에 근무할 때 한솥밥을 먹은 인사들이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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