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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이슈 불붙는 OTT 시장

OTT ‘텔레비’의 실패 이유 3가지..스카이라이프, 전략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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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지나치게 낮은 유료방송 요금

②알라카르테(원하는 채널만 골라 해당하는 요금만 내는 방식)에 대한 낯설음

③콘텐츠 수급 비용 과다

KT스카이라이프, 자사 셋톱 기반 연동OTT '토핑'에 집중키로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KT스카이라이프가 2년 만에 TV기반 인터넷스트리밍방송(OTT) ‘텔레비(TELEBEE)’를 종료한다.

‘텔레비’는 샤오미 미박스와 연결해 스카이라이프에 가입하지 않아도 원하는 채널을 저렴하게 선택해 볼 수 있었다.

지상파·종편 등 8개 채널로 구성된 기본팩을 3300원에 보면서, 추가하고 싶은 채널은 월 550을 내면 볼 수 있었다.

미박스 가격이 8만9000원인 점을 고려해도 유료방송보다 싸다. 그래서 2017년 첫 출시 때에는 1인 가구나 2030세대에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데일리

2017년 9월 당시 이남기 사장이 ‘텔레비’를 소개하는 모습. 출처=KT스카이라이프KT스카이라이프의 ‘텔레비’ 중단 공지


그런데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일 연말까지 ‘텔레비’를 완전 종료하고, 스카이라이프 고객에게 부가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OTT ‘토핑’을 키우겠다고 발표했다.

‘토핑’은 스카이라이프에 가입하지 않아도 볼 수 있는 ‘텔레비’와 달리 스카이라이프 고객 중 안드로이드 셋톱박스 고객이 대상이다. 스카이라이프 토핑 메뉴를 누르면 푹과 왓챠플레이로 넘어가 추가 요금을 내면 스카이라이프 콘텐츠에 푹과 왓챠 콘텐츠까지 즐길 수 있다. 일반 스마트TV에서 볼 때와 다른 점은 푹이나 왓챠에 별도로 회원가입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다.

‘텔레비’와 ‘토핑’ 모두 모바일 앱이 아닌 TV 기반이지만, 텔레비는 미박스 기반 독립 OTT인 반면 토핑은 스카이라이프 셋톱 기반 연동 OTT인 셈이다.

‘텔레비’의 실패 요인은 ①지나치게 낮은 유료방송 요금 ②알라카르테(시청자가 원하는 채널만 골라 그에 해당하는 요금만 내는 방식)에 대한 낯설음 ③콘텐츠 수급 비용 과다 등이 꼽힌다.

‘텔레비’는 기본 채널 8개에 월 3300원을 내고 원하는 채널을 추가하는 방식인데, 4개 채널을 추가(550원x4=2200원)해 보면 5500원을 낸다. 그런데 우리나라 유료방송 요금은 7~8000원에서 1만 원을 내면 100개 이상의 채널(기본채널)을 볼 수 있다.

원하는 채널만 골라본다지만 ‘텔레비’의 가격과 유료방송 가격 차가 크지 않고, 고객들은 채널 12개에 5500원을 내느니 월 8000원을 내고 다 보지는 않지만 100개 이상의 채널을 보는 것을 선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미박스는 3만7000대 정도 팔렸지만 ‘텔레비’ 가입자는 1만여 명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KT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이용자 입장에서 채널 수가 많지 않은 걸 오히려 비싸다고 느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텔레비’가 사라진 가장 큰 이유는 콘텐츠 수급 비용 때문이다. OTT도 지상파나 종편 등에 재송신료를 내야 하는데, 가입자 1만명 도 안되는 ‘텔레비’가 이 같은 비용 구조를 견디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2030 세대를 겨냥한 ‘텔레비’가 결국 종료되면서, 인수합병이 활발한 유료방송 시장처럼 국내 OTT 시장도 넷플릭스와 웨이브(푹+옥수수)처럼 덩치 큰 사업자 간 규모의 경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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