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24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 전 세계 85개국 303편 선봬 / 120편은 세계 최초로 상영 / 넷플릭스 신작 4편 초청 ‘눈길’ / “스트리밍 플랫폼과 협업 통해 / 亞영화 배급·보급 방안 고민”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내년 25돌을 앞두고 제2의 도약에 시동을 걸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인 넷플릭스 영화 4편을 초청하는가 하면, 아시아필름마켓은 아시아의 방송 콘텐츠를 망라하며 외연 확장에 나선다.
이용관 BIFF 이사장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정상화를 내세웠는데 관객과 영화인들의 도움으로 (정상화가) 안착됐고 올해는 재도약 계기로 삼으려 한다”며 “연초부터 인사·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수술을 감행했고 올 영화제가 끝나면 갈등이 치유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다음 달 3일 10일간 일정으로 개막하는 제24회 BIFF는 전 세계 85개국 영화 303편을 선보인다. 이 중 120편은 월드 프리미어 부문으로 세계 최초로 상영된다.
아시아 신인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들의 경쟁 부문인 ‘뉴 커런츠’ 출신 두 감독의 작품이 개·폐막작으로 처음 선정됐다. 개막작은 카자흐스탄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 감독이 공동 연출한 ‘말도둑들. 시간의 길’. 카자흐스탄의 광활한 초원을 배경으로 한 일종의 서부극이다. 폐막작은 임대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희애가 주연한 멜로 영화 ‘윤희에게’다.
넷플릭스의 신작 ‘더 킹: 헨리 5세’와 ‘두 교황’, ‘결혼 이야기’, ‘내 몸이 사라졌다’가 BIFF에서 첫선을 보이는 점도 눈에 띈다. 이 중 ‘더 킹: 헨리 5세’는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돼 데이비드 미코드 감독과 배우 티모테 샬라메, 조엘 에저턴 등이 부산을 찾는다.
다음 달 3일 개막하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첫선을 보이는 넷플릭스 영화 ‘더 킹: 헨리 5세’의 한 장면. 이 영화를 비롯한 넷플릭스 신작 4편이 올해 BIFF에 초청됐다. 넷플릭스 제공 |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디즈니, 다국적 기업 애플까지 OTT 시장에 뛰어들며 세계 영화 흐름이 완전히 바뀌고 있다”며 “예술 영화를 많이 만들고 배급하는 스트리밍 플랫폼과 협업 관계를 맺어 멀티플렉스로 배급되지 않는 아시아 영화들을 영화제에서 보여 주고 배급·보급할 방안을 고민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한 ‘한국영화 100년사, 위대한 정전’과 ‘아시아 여성감독 3인전’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배우 김지미의 출연작을 남포동 BIFF 광장에서 하루 두 편씩 3일간 상영하고 김지미가 관객들과 진솔하게 대화를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아시아 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기여한 영화인이나 단체에 돌아가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받는다. 그의 신작 ‘파비안느에 관한 진실’은 갈라 프레젠테이션에도 초청됐다.
올해 14회를 맞는 아시아필름마켓은 아시아콘텐츠어워즈를 신설한다. 한·중·일과 대만, 홍콩,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10개국의 최근 5년간 드라마를 대상으로 한 이 시상식은 다음 달 6일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린다. 이에 따라 아시아 각국의 드라마 관계자들이 한데 모이는 교류, 비즈니스의 장이 펼쳐진다. 이 역시 OTT 시장 성장이란 변화에 부합하기 위함이다.
충무로 프로듀서 2세대 출신인 차승재 아시아필름마켓 공동운영위원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상 콘텐츠 마켓, 중장기적으로는 애니메이션이나 웹 콘텐츠, K팝 같은 뮤직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마켓을 목표로 열심히 일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에 들여다보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태국 드라마의 수준이 상당히 높더라”며 “그런 작품을 구매해 국내에 소개하는 게 아시아필름마켓의 기능 중 하나인 것 같아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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