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8개월만에 주중 대사 임명…中도 신임 캐나다 대사 발표
캐나다 "관계 한발 더 나아가", 中 "캐나다가 실수 반성해야"
2015년 5월 17일 충페이우 당시 중국 외교부 국장이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을 만난 모습. 충 전 국장은 최근 주캐나다 중국 대사로 임명됐다. [로이터=연합뉴스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체포 사태로 갈등을 빚어 온 캐나다와 중국이 공석이었던 상대국 주재 대사들을 새로 임명해 화해를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이날 온타리오주(州) 워털루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충페이우 신임 주캐나다 중국 대사의 임명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프릴랜드 장관은 "중국이 이제 캐나다 주재 신임 대사를 발표했다. 이것은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양국은 (주재국) 동의를 받은 새 대사들을 갖게 됐다"면서 "이는 (캐나다와 중국의) 관계를 한발 더 나아가게 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발언은 작년 12월 멍 부회장이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에서 체포되면서 악화했던 양국 관계의 회복을 원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앞서, 4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세계 최대 컨설팅업체 맥킨지앤컴퍼니의 회장을 지낸 도미닉 바튼(57)을 주중 캐나다 대사로 임명한 것도 비슷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 12년간 일해 현지 사정에 밝고 중국 칭화대 비상근 교수 등을 역임한 거물급 인사인 바튼을 발탁함으로써 중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려 한다는 이야기다.
2014년 2월 16일 도미닉 바튼(57) 당시 맥킨지앤컴퍼니 회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만찬 행사장에 도착하고 있다. 그는 최근 주중 캐나다 대사로 임명됐다. [AFP=연합뉴스자료사진] |
전임인 존 매캘럼 전 대사는 올해 초 중국 매체와의 회견에서 '멍완저우 체포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가 물의를 빚으면서 해임됐고, 주중 캐나다 대사 자리는 이후 8개월간 공석으로 남겨져 있었다.
주캐나다 중국 대사도 루사예(盧沙野) 전 대사가 지난 6월 말 프랑스·모로코 주재 대사로 발령된 이후 사실상 공석 상태였다.
그 사이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중국은 멍 부회장이 체포된 뒤 대북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 캐나다인 2명을 국가안보위해 혐의로 구금하고, 카놀라유와 육류 제품 등 캐나다산 상품 일부에 대한 수입을 중단했다.
또 캐나다인 마약 밀매업자의 재심 판결에서 사형을 선고하는 등 전방위적인 보복 조치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양측이 거의 동시에 공석이었던 대사직을 채운 것은 일단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충 신임 대사의 임명 사실을 확인하면서 "그가 할 일은 중국-캐나다 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측은 미국으로의 신병 인도 절차가 진행 중인 멍 부회장의 석방을 요구하며 캐나다를 압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겅 대변인은 "현재 중국-캐나다 관계는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면서 "우리는 캐나다 측이 자신들의 실수를 반성하고 중국의 엄중한 입장과 우려를 심각하게 받아들여 멍완저우를 즉각 석방해 안전히 돌아오도록 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의 긴장 상황은 캐나다에 책임이 있다면서 바튼 신임 캐나다 대사가 양국 관계를 "정상 궤도"로 돌리는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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