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국방장관 발언 두고 "부적절한 답변"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4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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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결정을 두고 북한과 중국, 러시아에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GSOMIA가 군사적으로는 효용가치가 없다면서 종료결정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날 이 같은 정 장관의 발언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부적절한 답변"이라고 지적하면서 정 장관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놓이게 됐다.
정 장관은 전날 'GSOMIA 종료로 제일 기뻐하고 박수치는 사람이 누군가'라는 김석기 자유한국당 의원 질문에 "북한이나 중국, 러시아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GSOMIA가 폐기될 경우 한ㆍ미ㆍ일 안보협력이 흔들려 한반도를 중심으로 대립하는 북ㆍ중ㆍ러에게 반사이익이 돌아갈 수 있음을 인정한 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전부터 한ㆍ미ㆍ일 협력에 타격이 갈 것이란 분석이 많았지만 국방부 장관이 공개된 장소에서 직접 북한을 언급하며 '우리 안보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이례적이다. 때문에 야당 일각에서도 이 같은 발언이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고, 이 총리 역시 "부적절한 답변이라고 느꼈다"고 질책했다.
미국과 일본이 안보협력 문제를 이유로 한국의 GSOMIA 종료결정을 비판하는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마저 안보 불안을 인정하게 되면 정부 차원의 실책을 시인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는 만큼 이 총리가 먼저 정 장관의 답변을 '부적절했다'고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왜 부적절한 답변이냐'는 김성원 한국당 의원 질의에는 "(GSOMIA 종료가 북ㆍ중ㆍ러에 도움이 된다고) 함부로 재단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평소 GSOMIA 필요성을 언급해온 정 장관의 '마음의 소리'가 나왔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정 장관은 정부가 GSOMIA 종료결정을 하기 전인 지난달 21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GSOMIA가 우리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으니 (연장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 아니겠나. 도움이 안 되면 바로 파기하면 된다"고 말하며 전략적 필요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정 장관은 종료결정 이후부터는 "GSOMIA는 한일 간 군사정보를 교류하는 측면에 있어서 효용 가치가 높지 않다고 볼 수 있다"며 사실상 말을 바꿨다. 이에 군 안팎에서도 안보를 책임지는 국방부 장관의 기준이 정부 기조에 따라 너무 쉽게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 장관은 전날에도 "일본이 위성 등 우리보다 (정보자산 측면에서) 더 유리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GSOMIA에 대한 한일간의 정보교류는 적시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있었던 상황에 대해 하기 때문에 군사적 효용가치는 생각만큼 없다"고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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