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회 30분씩 걷거나 주말 등산
꾸준히 실천할 땐 생존율 높아져
병원리포트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팀
심뇌혈관 질환자도 신체 활동량이 많을수록 사망 위험이 감소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확인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강시혁 교수, 정상우 임상강사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40세 이상 성인 총 44만1798명을 약 6년간 추적 관찰한 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해 연구결과를 ‘유럽 심장학회지’에 발표했다.
연구 대상자의 30%(약 13만 명)는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 환자(경험자)였고 나머지(약 31만 명)는 건강한 사람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의 신체 활동량을 ‘MET(신진대사 해당치)’란 단위로 측정해 활동량에 따른 사망 위험을 조사했다. 1MET는 체중 1㎏당 1분 동안 사용하는 산소의 양을 말한다. 몸을 많이 움직일수록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고 숨이 차는 데 이를 수치화한 것이라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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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절반은 권장 신체 활동량 못 채워
연구팀은 MET에 시간(분)을 곱하는 ‘MET-분’으로 주당 신체 활동량을 계산했다. 그 결과, 신체 활동량이 주당 500MET-분 증가할 때마다 심뇌혈관 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사망 위험이 7%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뇌혈관 질환 경험자는 사망 위험이 14%씩 줄어 신체 활동량 증가로 인한 이익이 건강한 사람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사람은 신체 활동을 하지 않다가 주당 500MET-분 정도로 활동량을 늘릴 때 사망 위험이 가장 많이 줄었다. 심뇌혈관 질환 경험자도 마찬가지로 주당 500MET-분으로 활동량을 늘릴 때 사망률 감소 효과가 가장 컸다. 단, 건강한 사람은 주당 500MET-분 이상에서는 신체 활동량을 늘려도 사망률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 반면 심뇌혈관 질환 경험자는 신체 활동량이 500MET-분 이상 증가해도 사망률 감소에 추가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건강하지만 신체 활동량이 적은 사람보다 심뇌혈관 질환을 앓더라도 활동적인 사람이 사망 위험이 더 작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연구 데이터상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건강한 사람의 사망 위험보다 신체 활동량이 주당 1500MET-분 이상인 심뇌혈관 질환 경험자의 사망 위험이 더 작았다.
전문가들은 최소 일주일에 500MET-분 정도 신체 활동을 수행해야 한다고 권장한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 참여한 성인의 절반가량(약 21만 명)은 권장 신체 활동량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평지를 빠르게 걷는 운동이 3.3MET의 에너지를 소모하는데 주 5회 30분씩 총 150분을 걸으면 500MET-분 정도의 활동량을 채울 수 있다”며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주말마다 등산(6.9MET)을 1시간15분 정도 하는 것으로도 권장 신체 활동량을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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