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리스트 현산, 애경 등 4곳 선정
KCGI 등 FI는 SI와 손 잡는게 원칙
본입찰 앞두고 대기업 등장 여지
업황 부진할 때가 인수자에 유리
10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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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은) 맞선을 보려면 나타날 수밖에 없다. 끝까지 얼굴을 안 보고 결혼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0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한 얘기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대기업이 뛰어들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은 이날 애경그룹을 비롯해 HDC현대산업개발ㆍ미래에셋대우와 KCGI(강성부 펀드)ㆍ뱅커스트릿 컨소시엄, 스톤브릿지캐피탈 4곳을 적격인수후보자(숏리스트)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 투자자(FI)인 KCGI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아직 전략적투자자(SI)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은 상태다. 이 회장은 “(본입찰에는) FI가 단독으로는 참여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원매자가 비밀유지를 하고 싶어하는 측면은 이해하지만, 맞선(인수합병)을 보려면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입찰이 시작되면 '숨어있던' 기업이 인수전의 복병으로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여전히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업황이 부진한 요즘이 오히려 인수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
이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여전히 매력적인 매물이라고 자신했다. 오히려 항공업 경기가 부진할 때를 싸게 살 기회로 봤다. 그는 “기업 인수 합병(M&A)이 가장 활발할 때는 업황이 활발하거나 침체할 때인데 바닥인 요즘이 인수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매각 진행 상황에 대해선 “전적으로 매각주체인 금호산업에 맡기고 있다”며 답변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그는 “다만 주어진 여건에서 가장 좋은 기업이 아시아나 경영에 참여해 더 튼튼하고 좋은 기업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후보들은 아시아나항공 실사에 참여할 수 있다. 이후 다음 달 본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예정된 일정대로라면 연말쯤 주식매매 계약을 맺고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새 주인에게 넘기게 된다.
여전히 암초는 많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외 항공수요가 둔화하고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충분한 자금을 갖춘 대기업이라도 선뜻 나서서 2조원 안팎의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데 부담이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걸 앞으로 과제로 삼았다. 4차 산업혁명에 뒤처지지 않도록 기존 산업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성장 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그는 “정책금융기관이 성장기업에 선택과 집중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합병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두 정책금융기관이 합쳐지면 될성부른 기업에 집중적인 지원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많은 기관에 분산된 정책금융도 구조조정을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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