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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화장품업계 '유리천장' 균열…여성임원 비율 꾸준히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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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아모레퍼시픽 여성임원 비율 22%…OECD 평균 수준

"女인력 고위직 진출 위해 제도적 장치도 필요"

뉴스1

2014년~2019년 상반기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여성임원 비중 추이.©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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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화장품업계의 ‘유리 천장’(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 장벽)에 서서히 금이 가고 있다. 5년 전보다 고위직에 이름을 올린 여성임원을 찾는 것이 한결 수월해졌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아모레퍼시픽의 여성임원 비율은 22%이다. 지난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평균 여성임원 비율인 22.9%에 버금가는 수치이다.

◇아모레퍼시픽 여성임원 비율, OECD 평균치 = 아모레퍼시픽은 30대 기업 가운데 손꼽히는 '여초(女超) 회사'다. 여성 직원 비율도 66%에 달한다. 여성임원 비율이 2014년 12% 수준에서 5년 만에 22%까지 높아질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지난 2014년 이후 아모레퍼시픽의 여성임원 비중은 매년 10%대 중후반을 기록하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그러다 지난해 처음으로 20%대에 진입했다.

우리나라 30대 기업의 평균 여성임원 비율은 4%로 OECD 꼴찌 수준이다.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기업도 부지기수다. 아모레퍼시픽의 행보가 눈에 띄는 이유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대표적 여성 친화적인 기업으로 알려진 것은 맞다"면서도 "특정 성에 치우치기 보다는 양성평등에 초점을 맞춰 일하기 좋은 기업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도 여성임원 비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 상반기 여성 임원 비율은 14% 수준으로 예년과 비슷했다. 지난해 처음 10%를 돌파했고 당분간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女고위직 진출 확대하려면 활로 마련이 우선" = 화장품업계에서 여성 인력의 고위직 진출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유리천장'은 존재한다. 여성 근로자들의 고민을 덜어줄 환경 조성 및 제도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아직 유리천장을 부수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하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그간 여성에 대한 형식적 불이익은 없었지만 (보이지 않는)기회의 제약이 있었다"며 "유럽 기업처럼 여성임원 목표 비중을 설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기업은 목표 달성을 위한 인사 정책을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프랑스·노르웨이·벨기에 등 유럽 국가가 '여성임원 의무 할당제'를 입법화한 것이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돕는 윤활유가 됐다. 이들 국가 모두 여성임원 비율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OECD 국가다.

다만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경력 단절을 우려하는 여성 인력들을 위해 힘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임신 12주 이내, 36주 이후의 예비맘 구성원에게는 단축 근무를 허용한다. 출산 후 태아 검진을 위한 외출·조퇴도 허용한다. LG생활건강도 출산·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권 교수는 "민간 기업 여성의 출산율이 공무원 여성보다 두 배 가까이 낮은 실정"이라며 "자유로운 휴·복직 시스템이 잘 갖춰져야 한다. 복직 후 직무상 불이익이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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