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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일)

[서소문사진관] 한국인 매년 35만명 찾는 곳···'시궁창' 오명 보라카이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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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환경오염 문제로 6개월간 문을 닫았던 필리핀 보라카이 섬이 다시 문을 열고 11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눈이 부시도록 반짝이는 화이트 비치로 잘 알려진 보라카이 섬은 매년 2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우리나라도 매년 35만여 명이 섬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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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환경정화를 위해 6개월간 폐쇄됐던 필리핀 보라카이 섬이 재개장한지 11개월이 지났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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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관광객으로 보라카이는 몸살을 앓았다. 범람한 하수는 그대로 바다로 흘러 들어갔다. 곳곳에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하루 평균 100t이 넘는 쓰레기가 배출됐지만, 처리 능력이 30t밖에 되지 않은 탓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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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보라카이 화이트비치에서 현지주민이 환경정화를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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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가 뒤쪽 상업지구는 아직 공사가 한창이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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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보라카이를 '시궁창'으로 부르며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라고 강력하게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보라카이에 대한 폐쇄를 결정하고 지난해 4월부터 6개월간 섬을 폐쇄했다. 다시 문을 연 이후에는 해안으로부터 30m를 완충지대로 설정하고 불법 시설물들을 철거했다. 해안도로를 점령했던 불법 구조물들도 걷어냈다. 환경기준에 미달하는 호텔과 식당은 문을 닫았으며 해변에서의 음주와 흡연도 금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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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카이 섬은 머물 수 있는 관광객 수가 1만 9천여 명으로 제한된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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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곳곳에는 깨끗한 환경 규칙을 알리는 표시판이 설치되어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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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문을 열며 로이시마투 필리핀 환경부 장관은 "최근 수질검사 결과 대장균 검출량이 기준치의 5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깨끗해졌다"며 "1단계 재생 작업을 마쳤다. 더는 시궁창이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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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섬은 지난 8월 한 관광객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다시 일시적으로 폐쇄되기도 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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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경 다시 문을 연 보라카이를 찾았다. 우기였음에도 많은 관광객이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예전처럼 질서없이 북적거리지는 않았다. 섬의 수용한계를 고려해 관광객은 1만9천 명가량만 섬에 머물게 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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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비치에서 관광객들이 수상 레져를 즐기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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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비치에서 휴식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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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하던 화이트 비치는 깨끗했다. 아침·저녁 자발적으로 해안가 환경정화에 나서는 현지 주민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호텔에서 일회용 생수를 제공하지 않는 등 섬 안에서 일회용품 사용이 크게 줄어들었다. 도로를 확장하면서 상업지구도 대대적으로 공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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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를 찾은 관광객들이 호핑투어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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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보라카이 해변이 또다시 폐쇄되기도 했다. 한 관광객이 변이 묻은 기저귀를 해변에 파묻으면서 일부 구간에서 72시간 동안 폐쇄가 진행됐다. 보라카이 관광청은 "청소를 마치고 수질검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개장할 것"이라며 "당사자를 찾아내 환경 조례 위반으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섬을 깨끗하게 지키려는 정부의 강경한 의지를 보여준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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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카이 섬의 주 이동수단인 '트라이씨클'.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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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국가경제개발청(NEDA)은 지난 7월 관광객과 호텔 서비스 등에 있어 정부개입과 규제강화, 하수도 시설 개선과 쓰레기 낭비 관리, 자연 생태계 회복 및 보존, 도로와 주거시설 및 공공 의료와 교육 서비스 개선 등 4개 부문을 주요 정책 방향으로 설정하고 오는 2022년까지 약 250억 페소(한화 약 5710억원) 정도를 들여 보라카이 '중장기 계획'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글 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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