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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평소 잘 체하는 할아버지, 위장 문제 없으면 혹시 OO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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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과 함께하는 가족 건강 챙기기⑤

담석 생겨도 증세 없을 때 많아, 명치 통증 유발

담낭 담석은 절제술, 담관 담석은 내시경 제거

중앙일보

콜레스테롤 담석. 일반적으로 서구에서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한국에서도 그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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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다가오는 추석, 가족이 한데 모여 서로의 정을 나누는 시간입니다. 일상에 치여 미처 챙기지 못했던 가족의 건강을 살펴볼 기회이기도 하지요.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증상들, 사실은 심각한 병의 전조일 수 있습니다. 추석을 맞아 사랑하는 자녀, 부모, 조부모까지 우리 가족들의 건강 상태를 꼼꼼히 챙겨봅시다. 의학적인 지식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중앙일보가 서울아산병원 분야별 명의의 도움을 받아 가족별 ‘건강 이상 징후, 그냥 넘기지 마세요’ 체크리스트 5가지를 정리했습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할아버지의 담석증입니다. 송태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우리 할아버지의 뱃속 건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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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모(64)씨는 언젠가부터 식사를 하면 명치 부위가 체한 듯 아픈 날이 많아졌다. 오랫동안 통증이 반복되자 집 근처 병원을 찾아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돌아온 건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진단이었다. 하지만 복통이 줄지 않고 계속되더니 저녁 식사를 조금 과하게 한 날 일이 터졌다. 배가 너무 아파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끙끙 앓아야 했다. 결국 병원 응급실을 찾았더니 의사로부터 담석증이라는 이야기를 뒤늦게 들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 수는 2014년 13만9226명에서 지난해 19만2551명으로 4년 새 40%가량 증가했다. 담석증은 남녀를 불문하고 나이가 들수록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담석이 생겼다면 복통이 가장 흔한 증상이지만, 특별한 증세가 없는 경우도 많다. 다만 심하게 체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복통이 계속 나타난다면 담낭염이나 담관염 등 합병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



담석은 무엇인가



배 속 간에서는 매일 1ℓ 정도의 담즙을 생산한다. 담즙은 지방 소화를 돕고 몸 안의 독성물질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간에서 만들어져 담관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된다. 일부는 담낭(쓸개)에 저장돼 있다가 음식을 먹었을 때 소화를 위해 십이지장으로 간다. 이때 여러 이유로 담관이나 담낭에 찌꺼기가 생길 수 있다. 이 찌꺼기가 뭉쳐서 단단한 결석으로 변한 게 바로 담석이다.

담석은 발생 위치에 따라 증세와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크게 담낭 담석과 담관 담석으로 나눠진다. 구성 성분에 따라서는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성 담석으로 구분된다. 색소성 담석은 색깔에 따라 크게 흑색석과갈색석으로 나눠진다. 담석 내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70% 이상이면 콜레스테롤 담석으로 불린다. 서양에선 콜레스테롤 담석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한국은 색소성 담석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최근에는 콜레스테롤 담석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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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석. [사진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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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증세 나타날까



담석이 있어도 아무런 증세가 없는 경우가 많다. 증세가 나타나면 복통이 가장 흔한 편이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급체’나 ‘위경련’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한번 증상이 발생하면 반복해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자주 체하는데 위장 검사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면 담석증을 의심해보는 게 좋다.

담석에 따른 통증은 명치 부위에서 흔히 나타난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계속되다가 가라앉는다. 오른쪽 늑골 아래나 오른쪽 어깨ㆍ등으로 통증이 옮겨갈 수도 있다. 특히 이러한 복통은 고지방 음식을 먹거나 과식을 한 뒤에 잘 나타난다. 주로 한밤중이나 새벽에 자주 발생하게 된다. 담관에 있는 담석은 담즙 배출 통로를 막아서 황달이나 간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다. 심하면 급성 담관염이나 급성 췌장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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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석. [사진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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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떨 때 잘 생길까



콜레스테롤 담석은 살이 쪘거나 여성 호르몬제를 먹거나 아이를 낳은 여성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오랫동안 굶었거나 갑자기 체중을 많이 줄였을 때도 잘 생긴다. 반면 흑색석은 만성 간 질환이 있거나 용혈성 혈액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갈색석은 기생충 감염이나 담관 세균 감염 등과 연결된다.



치료는 어떻게



담낭 담석은 아무 증세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부분 특별한 치료 없이 주기적으로 관찰만 한다. 하지만 복통이나 담낭염 같은 문제가 나타나면 치료해야 한다. 또한 증세가 없더라도 다른 담낭질환이 있다면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담관 담석은 담낭 담석과 달리 증세가 자주 나타난다. 일단 증상이 시작되면 심각한 경우가 많아서 발견 즉시 제거하는 게 원칙이다.

담낭 담석의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 절제술이다. 담낭을 모두 절제하기 때문에 재발 위험이 없고 담낭암 발생도 예방할 수 있다. 담관 담석은 수술 대신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방법이 최근 많이 쓰인다. 특히 간을 제외한 나머지 담관 담석은 거의 다 내시경으로 없앨 수 있다. 간 내 담관 담석은 내시경 치료와 수술이 같이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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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태준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 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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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석이 암으로 악화할까



담낭 벽이 석회화되거나 3cm 이상의 담낭 담석을 오래 두면 담낭암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모든 담낭 담석이 암으로 발전하는 건 아니다. 담낭암 환자 중 상당수는 담낭 담석을 가진 게 맞다. 다만 담낭 담석을 가진 사람은 매우 많은데 담낭암 발생 환자는 상대적으로 매우 드문 편이다. 이 때문에 증세가 없고 크기가 작은 담낭 담석을 암이 무섭다고 무조건 제거하지 않는다.

반면 간 내 담관 담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담관암 발생 위험이 일반인의 4배 정도로 높다. 이 담석이 담관암의 위험 요인 중 하나라는 의미다. 간 내 담관 담석이 있는 사람은 의사와 상의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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