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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작아진 꼬깔콘·바나나킥'…미니 스낵에 열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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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업체 앞다퉈 미니 스낵 출시…새 트렌드로 주목
미니 스낵 휴대성 높이고 가격 내려 소비 촉진
과자업체 가격 인상 시 소비 위축 완화에도 도움

취업준비생 박모(26)씨는 달고 짠 스낵이 먹고 싶지만 편의점에서 과자를 고를 때 망설이곤 한다. 혼자 먹다 보면 양 조절을 하지 못해 다이어트에 실패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회사원 김모(34)씨는 평소 군것질을 좋아해 스낵을 즐겨 먹는다. 하지만 혼자 먹기엔 양이 많아 남기는 경우가 많았다. 하루가 지나서 다시 먹으려고 하면 눅룩하게 변해있어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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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편의점 내 스낵 진열대 전경. /심민관 기자



최근 과자업계에 가격과 용량을 줄인 미니 스낵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저칼로리를 원하는 다이어트족이 선호하면서 스낵 제품 소형화가 새로운 트렌드가 되고 있다.

15일 과자업계에 따르면 오리온(271560)이 지난 2월 말 미니 스낵으로 출시한 치킨팝이 이달 판매량 2000만봉지 돌파를 앞두고 있다. 8월 말 이미 판매량 1900만봉지를 넘겼다.

오리온 치킨팝은 길쭉한 소용량 포장타입의 스낵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부피가 크지 않아 휴대가 편리하고 가격도 1000원으로 부담이 작아 인기"라면서 "향후 다른 제품들의 소형 포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농심(004370)이 지난 6월 말 출시한 미니 인디안밥도 출시 2달여 만에 판매량 150만 봉지를 돌파했다. 농심은 소형 스낵이 인기를 끌자 지난주 미니 바나나킥을 잇달아 출시했다. 농심 관계자는 "인기 제품군으로 소형 포장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했다.

치킨팝과 미니 인디안밥이 인기를 끌자 경쟁사들도 소포장 스낵을 하나둘씩 내놓기 시작했다. 롯데제과는 지난주 '미니 꼬깔꼰'을 선보였다. 꼬깔꼰은 롯데제과 스낵 가운데 매출 1위인 제품이다. 해태제과는 7월 말 '신당동 떡볶이 마라맛' 미니 제품을 출시했다.

미니 스낵의 인기는 사실상 가격이 내린다는 심리적 효과 때문이다. 기존 제품보다 용량이 줄었기 때문에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졌다는 것이다. 농심 미니 바나나킥(1000원)은 기존 바나나킥(1500원)보다 500원 싸고, 롯데 미니 꼬깔콘(1000원)도 기존 꼬깔콘(1500원)과 비교하면 500원 저렴하다.

1인 가구 증가도 미니 스낵 인기에 영향을 줬다. 혼자 사는 1인 가구 수가 늘면서 양을 줄이고 가격도 내린 미니 제품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저칼로리 음식을 선호하는 다이어트족이 체중 증가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저용량으로 제작한 점도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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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오리온 치킨팝, 롯데 미니 꼬깔콘, 농심 미니 인디안밥, 해태 미니 신당동 떡볶이 마라맛, 농심 미니 바나나킥.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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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과자업체들이 자사 인기 제품들을 미니 스낵으로 출시하지 않은 것은 양을 줄이고 가격을 낮추게 되면 매출이 줄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역발상으로 크기를 줄이면 휴대가 편리한데다 가격도 저렴해져 소비가 촉진된다는 점이 최근 새롭게 부각되면서 과자업체들이 미니 스낵 출시를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과자업체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매출 증가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자사 인기 제품을 대용량 스낵으로 출시하는 것을 선호했던 분위기가 있었는데, 최근엔 소용량 스낵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다"고 했다.

과자업체들이 미니 스낵 종류를 늘리는 데는 향후 과자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 위축을 완화시키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용량이 큰 기존 제품 가격이 올라도 가격 부담이 없는 미니 스낵을 통해 매출 방어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현재 미니 스낵은 가격이 1000원 이하로 저렴한 편이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고민할 때 검토하는 첫 번째가 소비 위축"이라며 "기존 제품 가격이 인상되도 소비가 위축되지 않고 미니 제품으로 소비가 이어지는 완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심민관 기자(bluedrag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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