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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6 (토)

대전역 주변 우범지역 낙인 떼다…문화예술공간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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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공공미술硏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미술 프로젝트

갤러리, 공방 들어서 주민과 상생하는 공간으로 변모

뉴스1

대전 동구 원동에 위치한 무궁화 갤러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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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뉴스1) 송애진 기자 = 대전역 주변 우범지역이 예술가와 인근 주민들의 참여로 문화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전역을 중심으로 걸어서 10분 거리 이내 오른쪽에는 원동 골목, 왼쪽에는 정동 골목이 자리잡고 있다.

60~70년대 이곳은 대전의 원도심이었지만 현재는 빈집이 많아 출소자, 노숙자 등이 많이 찾는 우범지역으로 전락했다.

이를 바꾸기 위해 사단법인 대전공공미술연구원은 지난 2016년도부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주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의 마을 미술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오래된 공업소가 많은 원동 골목에는 대전공공미술연구원의 공간인 무궁화 갤러리가 위치해 있다.

이 건물은 동사무소였던 공간을 1층은 문화와 역사를 담아내는 갤러리로, 2층은 작가들의 거점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1층에서는 원동 골목에 있는 철공소 주민 29명이 소장하고 있는 오래되고 낡은 물건들을 작가들의 창의력과 매칭해 전시회를 펼치고 있다.

오다 가다 구경만 하는 곳이 아니라 들락날락 문턱이 닳도록 주민과 시민들의 접점 공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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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마켓 행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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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갤러리 주변에는 철공소 골목답게 대형 로봇이나 모형 자동차 등이 전시돼 있어 눈맛이 쏠쏠하다.

청소년 통행금지 구역이었던 정동 골목도 15개의 빈집에 공방이 들어서면서 지역 주민들과 함께 공예나 프리마켓, 야시장, 전시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정동 4-5번지~정동 13-19번지에 이르는 약 300m 구간에 낙인처럼 붙어다니던 청소년 통행금지구역이 47년만에 해제되기도 했다.

이렇게 탈바꿈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사단법인 대전공공미술연구원 황혜진 대표는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조사에 나섰다.

현황 조사를 위해 빈집을 찾아 다니면서 끌려가기도 하는 등 생명의 위협도 많이 느꼈다. 이곳은 재개발로 빈집으로 남아있는 곳이 많았다.

주인을 하나 하나 찾아 다니면서 좋은 일을 하겠다고 하니 선뜻 내주는 집주인도 있었다. 빈 집을 치우다보면 동물 사체부터 시작해 쓰레기더미가 트럭 한 차 가까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빈집 15개를 리모델링해 공방을 만들었다. 현재 20명의 작가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주민들과 소통하는 예술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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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 원동 골목에 전시돼 있는 로봇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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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과 편안하게 어울릴 수 있도록 '추억의 전당포'를 열어 주민들에게 안쓰는 물건들을 가져오면 시장 상품권 5000~1만원을 주기도 했다.

작가들은 재봉틀부터 시작해 다양한 물건에 그림을 그려 전시회를 열고, 물품을 가져온 주인이 자신의 물건에 대해 사람들에게 설명하도록 해 자연스럽게 주민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작가들은 시간에 관계없이 냅킨아트, 캔들 만들기, 프리마켓, 옷 수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민들과 함께 활동했다.

황혜진 대표는 "주민들을 설득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까지 어려웠지만 3년차에 접어들면서 익숙해졌다"며 "3가지 슬로건인 자원의 재생, 공간 재생, 사람의 재생 모두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주민들과 상생하면서 좋은 예술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thd21tpr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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