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의 공포’ 속 자영업자·가계대출 1900조원 육박…부실화 우려/사진=연합뉴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자영업자와 가계가 받은 대출이 1900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가 늘어나며 경기침체 시 부실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또 디플레이션 우려 속 실질 대출금리가 상승해 차주의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자영업자(개인사업자)와 가계 대출 잔액은 1893조원으로 추산된다. 지난 1분기말 이후 3개월 새 약 28조원이 급증했다.

자영업자들이 받은 개인사업자 대출은 1분기말보다 12조6000억원 불어난 425조9000억원, 가계대출은 15조4000억원 늘어난 1467조1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여기엔 자영업자들이 받은 주택담보대출 등 개인사업자대출 차주가 보유한 가계대출 228조4000억원이 포함됐다.

이중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자영업자들이 받은 개인사업자 대출의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부동산 가격이 반등세를 보이며 역전세나 깡통전세 현상에 대한 우려는 줄어든 반면 숙박·음식점, 도·소매처럼 자영업 업황은 부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숙박·음식점업과 도·소매업 대출은 전년동기대비 12% 늘어나며 2009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밀집한 이들 업종의 대출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디플레이션 우려 속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대출금리 상승도 차주들에겐 부담이다. 경기침체 시 자영업자들의 업황 타격이 우려되는 가운데 차주의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지난 7월 은행의 전체 대출 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한달전보다 0.09%포인트 내린 3.40%다. 다만 대출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 대출금리는 2.80%로 기준금리 인하 전인 6월보다 0.01%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9~11월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경우 실질 대출금리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영세 자영업자와 저소득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나며 소비 위축, 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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