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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9 (화)

[르포]"'베이징 비키니'는 없었다…中 밀레니얼 축제는 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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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최대 축제 '타오바오 페스티벌'…참가 업체 400곳·신제품 1000여개

스타트업 '등용문' 기회…"식품·패션·첨단 기술 '한자리에' 모여"

뉴스1

2019 타오바오 메이커 페스티벌 현장 사진(알리바바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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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뉴스1) 이승환 기자 = "타오바오 메이커 페스티벌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중국 최대 쇼핑 축제입니다."(크리스 텅 알리바바 마케팅 최고책임자)

'베이징 비키니'는 이곳에 초대받지 못했다. 베이징 비키니란 러닝셔츠 밑 부분을 위로 올려 배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을 말한다. 주로 중국의 중년 남성이 더위에 못이겨 선보이는 '스타일'이다. 모습이 비키니 수영복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공공장소에서 남성들이 배를 노출하면서 관광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단속에 나서기도 하지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 배(腹)를 뜻하는 글자와 복(福)의 발음이 같아 배를 내놓는 행위가 복을 불러온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어서다.

하지만 중국의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 ~ 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는 달라도 한참 달랐다. 30도를 웃도는 날씨에도 흐트러짐 없는 맵시를 자랑했다. 이들은 세계적인 유행 상품 아디다스 '이지부스트 지브라' 등을 신고 '2019 타오바오 메이커 페스티벌'에 등장했다.

◇현대미술관 같은 전시공간…"관람 위해 비행기 타고 도착"

타오바오 메이커 페스티벌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매년 여는 초대형 박람회다. 올해 기준 식품·패션·첨단 기술 분야 스타트업 400곳이 참가해 약 1000개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타오바오(淘寶)는 중국어로 '보물찾기'라는 뜻이다. 올해 타오바오는 오는 25일까지 중국 저장성 항저우(杭州)시에서 2주간 열린다.

지난 12일 오후 2시쯤 기자는 타오바오 페스티벌 현장을 직접 찾았다. 전시 공간은 보일러 공장을 개조한 곳이었다. 화력발전소를 재단장한 영국 런던의 현대 미술관 '테이트모던'을 연상하게 했다. 웅장하면서도 자유분방한 분위기였다.

입장객과 참가 업체도 모두 '영'했다. 이용객 중 70% 이상 밀레니얼 세대다. 밀레니얼 수백명이 관람하고 있었다. 참가 업체 대표 대부분은 30대로 보였다. 이들은 자신의 부스에 나이키 에어조던1 한정판·아디다스 이지부스트·발렌시아가 프리플s 등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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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바오 메이커 페스티벌에 참가한 패션 스타트업 '섭브로'' 매장 직원이 기념 촬용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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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선 이미 품절돼 '없어서 못사는' 운동화들이다. 중고 거래가가 100만원 이상인 제품도 있다. 타오바오에 전시된 한정판 운동화들이 모두 진품인지 정밀한 판단이 필요해 보였다. 한자리에 모이기 힘들 만큼 희귀한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유행 상품들을 선보일 정도로 참가 업체들이 '트렌디'한 것만은 분명했다.

미첼 찬(여·26·광둥성)은 "남편과 함께 패션 사업을 하고 있어 '트렌드 체크'는 필수"라며 "올해 유행 상품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어떤 전략으로 밀고나갈지 구상하고자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이틀간 타오바오를 관람할 계획"이라며 "이곳에 오기까지 비행기로 약 3시간이 걸렸지만 투자가 아깝지 않는 행사"라고 덧붙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젊어진 中…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

타오바오는 참가 업체를 대상으로 사실상 '등용문(登龍門)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스니커즈 업체 에프지비비(FZBB)의 대표 자인 상은 "우리처럼 '인지도 제로'에 가까운 스타트업이라면 타오바오 참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다"며 "올해 행사에 참가해 기대감이 무척 크다. 전국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경쟁력을 뽐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올해 행사는 기술·문화·유행·디자인·음식·창의성 등 6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사회적인 기업인 그린먼데이는 채식주의자용 식물성 고기를, 시 엑소스켈레톤은 외골격 로봇(로봇 팔·다리 등을 사람에게 장착해 근력을 강화하는 장치)을, 아이플라이텍은 동시통역 기기를 선보였다.

각기 다른 분야의 제품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공통 단어는 '젊음'이다. 크리스 텅 알리바바 마케팅 최고책임자가 기자간담회에서 "타오바오는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축제"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할 정도다.

이 행사를 취재 중이던 인도 TV 채널 '뉴스18' 기자 아누라그 베르마(28)는 "중국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젊어졌구나 깨달았다"며 "이와 함께 기술력이 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미 성장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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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텅 알리바바 마케팅 최고책임자가 '2019 타오바오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을 포함한 한국 매체 기자는 물론 미국·인도·싱가포르 등에서도 취재진이 항저우를 방문해 '타오바오 페스티벌'을 취재했다.(제공 = 알리바바)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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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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