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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단독] SK이노베이션, 페라리 전기차에 배터리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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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양산형 PHEV 모델 ‘SF90 스트라달레’에 장착 결정 / 獨 다임러·폴크스바겐이어 / 슈퍼카 명가에도 납품 성사 / 3990cc 엔진으로 780 마력 / 배터리로 220마력 힘 발휘

세계일보

세계 3대 슈퍼카 제조사인 페라리(Ferrari)가 첫 양산형 전기차에 적용할 배터리 공급사로 SK이노베이션을 낙점했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은 독일 다임러그룹과 폴크스바겐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 연산 수백만∼1000만대 규모 대형 브랜드에 이어 성능과 안정성에서 극한의 기준을 요구하는 슈퍼카 명가에도 배터리를 납품하게 됐다.

15일 해외 자동차 매거진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페라리 브랜드 72년 역사상 최초의 양산형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SF90 스트라달레(Stradale)’의 배터리 공급사로 결정됐다. 페라리는 2년 반 동안 SK 등 글로벌 다수 배터리를 검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랜 기간 축적해온 기술을 앞세워 페라리의 선택을 받았다”고 외신을 확인했다.

페라리는 지난 5월 SF90 스트라달레를 공개하며 “페라리 라인업 역사에 새 장을 열었다”며 “페라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차량은 최대 출력 1000마력, 출력 대 중량비 1.57㎏, 시속 250㎞에서 다운포스 390㎏ 등 동급 최강 성능을 발휘한다. SF90 스트라달레는 도합 220마력을 내는 전기모터 3개와 780마력을 내는 3990㏄ 엔진을 적용, 차량을 단 2.5초 만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끌어올린다. 배터리는 7.9㎾h(킬로와트시)급이 장착돼 162㎾(220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주행모드는 총 4가지로, ‘e드라이브’ 모드에선 내연기관이 꺼진 상태에서 배터리로 25㎞를 주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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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90 스트라달레란 모델명에는 회사의 모태인 페라리 레이싱팀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창립 90년의 의미가 담겼다. 페라리는 “페라리가 추구한 트랙 전용 차량과 일반도로용 차량 사이의 강한 연결성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F1 레이스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와 기술을 양산차에 즉각 적용해온 능력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이탈리아 브랜드인 페라리는 역시 이탈리아산인 람보르기니, 독일 포르쉐와 함께 ‘3대 스포츠카’로 불린다. 포르쉐를 빼고 영국 맥라렌을 추가, 람보르기니와 함께 ‘3대 슈퍼카’로도 분류된다. 이들도 세계적 조류인 친환경차, 즉 전동화(eletrification) 흐름에선 예외가 아니다. 지난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 2019)에서 포르쉐는 브랜드 첫 순수전기차(BEV)인 ‘타이칸(Taycan)’을, 람보르기니는 하이브리드(HEV) 슈퍼카 ‘시안(Sian) FKP 37’을 각각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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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정통 슈퍼카 영역에서 순수전기차의 등장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특유의 엔진음, 다단기어 변속 구현이 불가능한 데다 경량화가 생명인 슈퍼카를 전기차로 만드는 과정에서는 배터리 무게가 결정적 걸림돌이다. 지난해 전기차 개발 소식을 전한 맥라렌은 최근 무게와 성능을 거론하며 “2025년까지 전기차 라인업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람보르기니도 “뉘르부르크링을 전기차로 달린다면 배터리가 금방 닳아버릴 것”이란 말로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순수전기 슈퍼카가 본격 양산되기 전까지는 SF90 스트라달레, 시안 같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간격을 메울 것으로 관측된다. SK이노베이션은 1992년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연구를 시작, 2016년 니켈과 코발트, 망간 비율을 각각 80:10:10 비율로 배합한 배터리를 상용화했고 최근엔 95:5:5 비율의 고성능 배터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배터리는 한 번 충전으로 5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3세대 전기차 시대’를 당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현일 기자 con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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