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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단독] IT 심장 실리콘밸리에 `자율차밸리`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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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국 애리조나주 챈들러 지역 웨이모 차고지에 자율주행차가 나란히 주차돼 있다. 애리조나주 당국은 자율주행 택시 운영을 허용하며 웨이모를 위해 약 6300㎡ 규모 차고지를 제공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남단에 대규모 자율주행차 테스트 복합단지가 조성되면 여러 자동차 회사에 약 28만㎡ 규모 단독 점유공간이 제공될 예정이다. [사진 제공 = 웨이모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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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 남단에서 여의도 면적 4배 크기의 자율주행차 테스트 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최근 자율주행차, 공유자동차, 5G 기술 등으로 인해 자동차 산업이 정보기술(IT)로 변화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자동차 테스트 단지를 실리콘밸리 인근에 만들어 혁신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이다. 2020년 인허가 완료,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이 복합단지가 조성되면 실리콘밸리의 자동차 산업은 발전 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최근 미국 상업용 부동산 회사 CBRE의 고위 관계자는 매일경제와 만나 "실리콘밸리에 자동차 회사들이 잇따라 밀집하면서 연구소와 엔지니어링 사무실들을 늘리고 있다"며 "이들이 편리하게 차량을 기획하고 시제품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공유공간(Shared Facility)으로서 복합단지 디벨로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BRE는 2018년 상업용 부동산으로 미국에서 1위 거래량을 기록한 회사다. 현재 이 복합단지는 잠정적으로 TARMAC(Technology Advancement Research Mobility Automotive Center)라고 이름이 붙여졌으며 미국·유럽 등 여러 차량 제조 회사들과 자동차 엔지니어링 회사들의 사전입주를 위한 물밑 협상들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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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단지의 위치는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샌타클래라 카운티의 남쪽에 인접해 있는 샌베니토 카운티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샌타클래라와 인접한 샌베니토 카운티에 위치할 예정이라 실리콘밸리에 거주하는 엔지니어들이 30분 안쪽으로 도달할 수 있는 거리"라고 설명했다. 면적은 약 2800에이커(약 1133만㎡)로 여의도(290만㎡)의 3.9배 정도 되는 규모이며 오산에 있는 미군기지(930만㎡)보다 20% 정도 큰 수준이다.

이 프로젝트가 기획되는 이유는 실리콘밸리에 최근 자동차 회사들이 집중적으로 몰려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4년 말 실리콘밸리에는 자동차 회사(사무실 포함)가 8개밖에 없었지만, 2019년 8월 말에는 자동차부품 회사까지 포함해 실리콘밸리 지역에 200개가량이 밀집해 있다.

이 관계자는 "자동주행시스템(A), 커넥티드(C), 전기차(E), 공유자동차(S) 등 네 가지 트렌드 때문"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개발 등으로 인해 자동주행 시스템에 대한 컴퓨터 엔지니어들의 수요가 커졌다. 이 때문에 인재들을 구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에 자동차 회사들이 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CBRE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2019 Scoring Tech Talent)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지역 기술인력은 모두 35만명 정도로 추정되며, 이들의 숫자는 최근 5년 연평균 36.6%씩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 어디에도 이처럼 기술인력 증가 추세가 빠른 곳은 없다는 것이 CBRE 측 설명이다. 이들의 연평균 임금 또한 지난 5년간 14%씩 증가했다.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또한 5G 등을 통해 연결된 자동차들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도체 장비와 각종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출 능력이 있는 인력이 풍부한 장소가 필요하다. 테슬라로 인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자동차의 폼팩터가 변화하면서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이 마치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것과 같은 경험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도 실리콘밸리가 우위를 가질 부분이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되면 차량 제조 회사들이 차량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필요한 이들에게 대여해 주는 회사로 변신할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차량 제조 회사들은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라도 우버, 리프트 등이 위치해 있는 실리콘밸리의 동향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최근 실리콘밸리에 자동차 회사들이 잇달아 연구소와 엔지니어링 사무실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편리하게 차량 시제품을 테스트해 볼 수 있는 복합단지의 수요는 충분하다는 것이 CBRE의 계산이다.

해당 디벨로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CBRE는 교육시설도 TARMAC 복합단지 안에 포함시켰다. 또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는 전문인력도 여기서 양성할 수 있다. 전력과 5G 같은 인프라 공급도 준비 중이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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