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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길병원 ‘진료비 환급금 횡령’ 수사, 윗선 상납 고리 못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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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가천대 길병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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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직원들이 환자들에게 돌려줘야 할 진료비 환급금을 빼돌린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전ㆍ현직 직원 5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기로 했다. 경찰은 올해 4월과 7월 길병원을 두 차례 압수수색하는 등 반년 넘게 수사를 실시했으나 빼돌린 환급금이 병원 윗선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은 찾지 못한 채 일단락됐다.

15일 인천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최근 업무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길병원 전 원무팀장 A(54)씨 등 전ㆍ현직 직원 3명은 2012~2013년 환자들이 가수납한 진료비 중 과ㆍ오납된 4,200여만원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급받고도 환자들에게 되돌려주지 않고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4월 입건된 전 원무과장 B(48)씨 등 2명이 2016~2017년 같은 수법으로 진료비 환급금 2,800여만원을 빼돌린 사실을 확인하고 추가 수사를 벌여 이 같은 혐의를 확인했다. 이들은 진료비 환급금을 환자들에게 돌려준 것처럼 전산 자료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앞서 4월 12일 길병원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2016~2018년 진료비 환급금 관련 서류와 전산실 서버 등을 분석해 B씨 등이 진료비 환급금을 빼돌린 혐의를 확인했다. 경찰은 7월 10일 길병원에 대한 2차 압수수색을 벌여 확보한 서류 등을 분석, A씨 등의 혐의를 추가로 확인했다.

횡령 혐의가 드러난 5명 중에 A씨와 B씨 등 3명은 퇴사한 상태로 파악됐다. 이들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빼돌린 진료비 환급금 7,000여만원을 병원 측에 반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전ㆍ현직 직원 5명을 16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는 선에서 이번 사건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앞서 불구속 입건했으나 업무상 횡령 혐의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길병원 계약직 직원 1명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가수납 진료비는 병원 진료비 심사팀이 근무를 하지 않는 야간이나 주말에 퇴원하는 환자가 내는 진료비다. 병원 원무팀이 대략적으로 정산해 실제 금액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병원 측은 나중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보험급여 항목 등을 심사해 결과를 통보하면 과ㆍ오납된 비용을 환자에게 돌려줘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병원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가 워낙 방대하고 하나하나 분석하느라 수사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라며 “철저하게 수사했으나 횡령한 진료비 환급금이 병원 윗선으로 상납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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