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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사설] ‘5촌조카’ 귀국, 검찰 ‘정도 수사’로 의혹 규명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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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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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4일 새벽 괌에서 귀국한 조국 법무부 장관의 5촌조카 조아무개(36)씨를 공항에서 체포해 연행한 뒤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조씨는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영의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조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역할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검찰이 주범 격으로 보는 조씨가 귀국했으니 관련 의혹의 진위가 말끔히 가려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조씨는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 1호’(블루코어)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블루코어는 투자금 대부분을 가로등 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에 투자했는데 이 회사 최아무개 대표와 코링크 대표 이아무개씨는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돼 풀려났다. 주범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이런 상황에서 조씨를 상대로 한 검찰 수사는 일단 웰스씨앤티의 횡령과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이 이 사건에 특수부 검사들을 대대적으로 동원한 것이 일개 사모펀드 운용사의 횡령 혐의를 밝히겠다는 취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조씨 수사가 ‘권력형 비리’ 여부를 가를 갈림길이 될 것이란 점에서 검찰로서도 고비를 맞은 셈이다.

조 장관은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 국회 청문회까지 줄곧 ‘블라인드 펀드로 알고 투자했을 뿐 투자처나 투자 전략 등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고 해명해왔다. 검찰이 수사에 나선 이상 공익의 대표자답게 모든 의혹을 공명정대하게 밝혀내기 바란다.

검찰은 이미 조 장관 부인 정씨를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웅동학원 관련 의혹도 수사 중이다. 지금까지 검찰 행보가 매우 이례적인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뛰어들었고, 청문회 직후 장관 임명을 앞두고 피의자 소환 절차도 없이 정씨를 전격 기소했다. 고소고발 사건에 고소고발인 조사도 생략하고, 특수부 검사들을 대대적으로 투입한 것도 드문 일이다. 정씨가 ‘수사관계자만 알 수 있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다’며 반발하는 등 피의사실공표 논란도 여전하다.

검찰 수사를 향한 의구심을 불식하려면 법과 원칙에 따른 ‘정도 수사’밖엔 다른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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