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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환율에 웃은 상장사…4분기 영업익 5.6%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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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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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실적 바닥론'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국내 상장사 실적이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원화가치가 하락하며 국내 수출기업의 영업 환경이 개선된 데다 상장사 실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 업황이 나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상장사 실적이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악화된 것을 감안할 때 아직은 기저효과일 뿐 추세적인 회복 단계 진입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도 만만치 않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4분기 상장사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추정치를 갖고 있는 219개사를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다.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기업 이익 하락세가 1년 만에 막을 내리는 셈이다.

195개사는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집계 대상 가운데 약 89%로, 흑자 전환과 적자 규모 축소를 포함한 숫자다. 반면 적자 전환을 포함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분기 영업이익 악화가 예상되는 기업은 24곳에 불과했다.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며 나타난 '환율 효과'가 국내 기업 실적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으로 꼽혔다. 국내 상장사 이익 규모에서 수출형 대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며 원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면 현지에서 이 기업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강해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세계 경기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지만, 재선을 준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국경절을 앞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확전에 나서기에는 부담스러운 환경이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폭이 크지는 않더라도 하반기 기업 실적은 상반기보다 개선될 전망"이라며 "환율 효과로 수출 환경이 나아졌다. 미국과 중국 역시 각자 큰 이벤트를 앞두고 분쟁 규모를 키우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미국 자동차 판매량 반등 영향으로 자동차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해외 수주 성과가 기대되는 건설 분야에서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큰 폭으로 높아졌다"고 전했다.

반도체 업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일본 규제 이슈가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며 D램 가격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면서 "데이터센터 보유 D램 재고가 줄어들고 있다.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실적 개선이 코스피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생겨난 기저효과일 뿐, 절대 규모는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기준 전체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6.56% 증가했지만 4분기에는 23.36% 하락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9.2%, 30.18% 감소했다. 올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6종목을 대상으로 영업이익 합을 집계해 봐도 결과는 비슷하다. 지난해 3분기 25조7157억원에 비해 4분기 영업이익은 16조944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9조4000억원, 9조4955억원으로 떨어졌다. 올해 4분기 추정치는 10조1692억원이다. 상반기에 비해 소폭 개선되지만 지난해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정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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