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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외면받는 프리미엄 제품… 라면도 가성비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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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농심 해피라면(왼쪽부터), 오뚜기 오!라면, 팔도 민생라면. 제공| 각 사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프리미엄 라면시장이 동력을 잃었다. 식품업계는 가격 거품을 뺀 실속형 라면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면 시장은 2013년 시장 규모 2조원을 돌파한 이후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당시 프리미엄 제품 개발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라면 제조 업체 4곳(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의 합산 매출액은 2014년 1조8470억원에서 2016년 2조400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겨울 프리미엄 제품인 농심 짜왕과 오뚜기 진짬뽕은 수많은 짜장·짬뽕라면 출시를 선도하며 시장 전체를 활성화시켰다.

이후 농심·오뚜기·팔도·삼양 등 주요 업체는 지속적으로 부대찌개라면, 칼국수 등 10여개가 넘는 프리미엄 신제품들을 출시했으나 판매량은 높지 않았다. 프리미엄 라면 거품이 빠진 2017년부터 매출액은 다시 2조원 아래로 떨어져 지난해 1조8000억원대로 가라앉았다.

올해 업계가 출시한 미역 비빔면 등 프리미엄 라면들 역시 모두 시장에서 참패했다. 기존 프리미엄 제품인 짜왕 등도 판매 수치가 전성기의 절반 수준으로 내려왔다. 출시 초의 신선함을 잃은 데다 일반 라면보다 배 이상 비싼 가격도 부담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주요 라면업체의 올 상반기 전체 매출은 성장했지만 라면류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세를 나타냈다. ‘신라면 건면’ 인기에 힘입어 농심은 올 상반기 라면류 매출(8787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약 6% 성장했다. 하지만 전체 매출액 증가율(7.7%)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오뚜기의 상반기 전체 매출액은 1조1637억원, 영업이익은 9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 17.7% 늘었다. 이 가운데 면제품류 매출은 3398억원으로 전년 동기 3462억원에 비해 1.9% 감소했다. 삼양식품도 상반기 전체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면제품류 매출은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 매출은 지난해 2493억원에서 올해 2540억원으로 1.9% 늘었다. 반면 면제품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한 227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프리미엄 경쟁에서 벗어나 가성비를 살린 라면으로 다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지난 9일 오뚜기는 가성비를 강조한 신제품 ‘오!라면’을 출시했다. 대형 마트 기준 4개에 1850원으로, 개당 462.5원꼴이다. 진라면(550원)보다도 낮은 가격이다. 농심도 지난 2월 단종됐던 ‘해피라면’을 5개 2750원에 재출시했다.

팔도 역시 지난해 10월 말 이마트24와 협업해 ‘민생라면’을 출시했다. 550원이었던 가격은 올해 2월 390으로 더 내리자, 이후 3주만에 100만개 이상 판매고를 기록하며 저가경쟁의 불씨를 당겼다.

삼양식품도 지난 6월 홈플러스와 손잡고 5봉지에 2000원짜리 ‘삼양 국민라면’을 출시했다. 삼양 국민라면은 출시 2개월 만에 판매량 130만봉지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지속되고 유튜브 등을 통해 자신만의 레시피를 살린 라면 등이 인기를 끌면서 부재료가 적은 낮은 단가의 ‘기본 라면’을 선호하는 추세가 생겼다”면서 “국내에서는 가성비를 살린 기본 제품만이 인기를 끌고 한류 영향 등으로 해외에서는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해외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vivid@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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