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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부동산 투자 성공전략-신축 상승세 지속…분양권 급매물 눈길 꼬마빌딩·상가 투자 임대수익 노려볼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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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발표하자마자 부동산 시장은 온통 혼돈에 휩싸였다. 분양가상한제 강행으로 서울 강남 재건축이 어려워지고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하락하면 기존 집값도 덩달아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재개발 구역까지 포함하면 서울에서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을 추진해온 300여곳 사업장이 벌벌 떠는 분위기다.

하지만 실망하기는 이르다. 일부 재건축 단지 집값만 떨어질 뿐 오히려 신축 아파트 가격은 스멀스멀 상승하는 분위기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강남구 개포동의 경우 1~2달 새 호가가 수억원 뛰었다. 올 2월 입주한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는 지난 6월 ‘매매가 20억 클럽’에 가입했다. 최근에는 호가가 5억원가량 오른 25억원에 달해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이다. 반포 일대 신축 아파트도 중대형 평형 매매가가 3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신반포자이 전용 114㎡는 최근 32억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가락동 신축 아파트 헬리오시티 전용 84㎡ 역시 한때 매매가가 14억원대였지만 최근 호가가 18억원을 넘었다.

아예 ‘3.3㎡당 1억원’을 바라보는 단지까지 등장했다. 반포 대장주로 꼽히는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호가는 35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31억원 수준이었지만 최근 몇 달 새 호가가 급등했다. 반포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소식이 들릴 때만 해도 매매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막상 대책 발표 후 호가가 오르자 집주인이 서둘러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1111만원(8월 기준)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이 해당 통계를 집계한 2008년 12월 이후 강남 아파트 평균값이 10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에는 새 아파트를 지을 땅이 부족한 만큼 재건축, 재개발이 지연될수록 신축 아파트 몸값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 얘기다.

지금 시점에서 신축 아파트에 투자해도 괜찮을까.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만큼 추격 매수보다는 분양권 급매물 투자를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한다. 서울 분양권 거래량은 지난 2월 37건에 불과했지만 5월 106건, 6월 75건으로 증가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하반기 입주를 앞둔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 84㎡ 분양권의 경우 한때 9억원대에 그쳤지만 호가가 10억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강동구에서는 고덕그라시움 외에도 연말까지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1859가구), 고덕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가 줄지어 입주한다. 내년 초에도 고덕아르테온(4066가구) 입주가 진행되면서 이 일대가 ‘새 아파트촌’으로 바뀌는 만큼 일찌감치 분양권을 사들이는 것도 요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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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강행했지만 목동 신시가지 단지 등 일부 초기 재건축 단지는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하며 사업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매경DB>


실탄이 부족하다면 강북권 신규 입주 단지를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삼성물산이 시공한 성북구 장위동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는 최근 분양권 거래가 급증하는 모습이다. 전용 59㎡의 경우 8월 들어서만 6억4000만원, 6억8640만원, 6억9640만원 등 여러 차례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계속 경신하는 중이다. 내년 1월 입주를 앞둔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SK뷰 전용 84㎡ 역시 실거래가가 한때 8억원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10억원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경기도 알짜 입지 분양권 투자도 괜찮다. 2021년 6월 준공 예정인 판교더샵퍼스트파크 전용 114㎡ 분양권은 최근 11억6410만원에 거래됐다. 이후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호가가 13억원에 달한다.

“시중 유동자금이 넘쳐나는 데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고려할 때 분양가상한제가 집값을 끌어내릴 정도의 파괴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재건축, 재개발 사업 위축이 주택 공급 감소로 이어진다면 준공 5년 차 안팎의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분석이다.

길게 보면 우수한 입지를 갖춘 초기 재건축 단지 급매물에 투자하는 것도 ‘역발상 전략’으로 나쁘지 않다.

실제 서울 양천구 목동 초기 재건축 단지들은 안전진단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목동 신시가지 6·9·13단지는 최근 양천구청에 정밀안전진단 신청서를 제출했다. 안전진단을 통과하더라도 재건축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만큼 규제 완화를 기대하고 재건축을 차근차근 준비해놓겠다는 계산이다.

1000가구 넘는 대형 재건축 단지 대신 알짜 입지를 자랑하는 소규모 단지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소 재건축 단지는 대형 단지보다 사업성이 떨어지지만 재건축 속도가 빠르고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다는 점이 매력이다. 일반분양 물량이 30가구 미만일 때는 분양 승인 대상에서 제외돼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초과이익환수제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재건축 초기 단지 가격이 주춤하지만 일반분양 물량을 줄이는 식으로 설계 변경을 하거나 1 대 1 재건축 등 대안으로 얼마든지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 길게 보고 재건축 급매물을 매입해놓는 것도 방법”이라고 내다봤다.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할 때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는 금지돼 있고 현금 청산 대상이 된다. 예외 조항에 해당하는 매물만 지위 양도가 가능하므로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의견도 눈길을 끈다.

▶꼬마빌딩 몸값 높아지는데

▷가격 부담 적은 비강남권 빌딩 유망

서울 시내 빌딩 매입은 자산가의 로망이다. 고액 자산가뿐 아니라 인기 연예인들도 수십억원짜리 빌딩 투자로 재테크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시중 유동자금이 몰리면서 서울 꼬마빌딩 몸값은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꼬마빌딩은 보통 매매가가 100억원 미만이면서 대지면적 100~200㎡ 안팎의 5층 이하 업무, 상업용 건물을 의미한다.

토지·건물 실거래가 플랫폼 밸류맵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꼬마빌딩(매매가 50억~100억원 기준)의 1㎡(대지 기준)당 평균 거래가격은 1652만원으로 2015년(1294만원) 대비 27.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 땅값 상승률이 18%인 점을 감안하면 그만큼 오름폭이 컸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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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빌딩만 인기를 끈 것은 아니다. 2015년까지만 해도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꼬마빌딩 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의 44.7%에 달했지만 올 상반기에는 35.9%까지 줄었다. 대신 성수·합정·연희동 등 비강남권 빌딩 매입 수요가 부쩍 늘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대지면적 300㎡, 연면적 900㎡ 안팎 4층짜리 꼬마빌딩의 경우 50억원 안팎에 거래된다. 서대문구 연희동 꼬마빌딩(대지면적 200㎡, 연면적 300㎡ 안팎 2층 건물) 매매가는 20억원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꼬마빌딩 투자가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비강남권 건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꼬마빌딩에 투자할 때 유의할 점도 많다. 보통 꼬마빌딩은 시세보다 낮은 기준시가를 바탕으로 상속, 증여세를 매겨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하지만 국세청이 내년부터 감정평가를 활용, 꼬마빌딩 시가를 현실화하기로 해 세금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입지에 따라 다르지만 증여세가 지금보다 최대 2배가량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처럼 거액 대출을 끌어들여 꼬마빌딩을 매입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정부가 비주택 건물 대출 시 이자상환비율(RTI)을 150%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임대소득이 이자비용보다 1.5배 많아야 금융기관이 대출을 승인한다는 의미다.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눈길

▷상권 형성된 후 투자해야 안전

정부 규제가 주택시장에 몰려 있는 만큼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파트에 비해 대출, 전매제한 등 규제가 적은 데다 매달 꼬박꼬박 임대수익을 올리는 덕분에 임대수익과 시세차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인천 송도 더샵센토피아 상가의 경우 지난 6월 60개 실 모집에 1915명이 지원해 최고 경쟁률 320 대 1을 기록하며 계약 하루 만에 완판됐다.

물론 상가 투자로 손쉽게 고수익을 올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몇 달 공실이 나면 연간 수익률이 떨어지는 만큼 기대수익률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상가 임대수익률은 대출을 제외하고 본인 자금으로만 투자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계산해볼 필요가 있다. 자기자본이익률은 12개월분의 월세를 실제 투자금액(매입가격-임대보증금)으로 나누면 된다. 상가에 투자하기 전 수요예측은 물론이고 주변 경쟁 상가 업종 등을 꼼꼼히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윤재호 메트로컨설팅 대표는 “미분양이 적체된 신도시 상가나 수익률이 떨어지는 택지지구 상가보다는 유동인구가 많은 서울, 수도권 도심 중소형 상가 투자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분양 물량도 주목할 만하다.

옛 여의도 MBC 부지에 들어서는 ‘브라이튼여의도’ 오피스텔의 경우 849실 모집에 2만2462명이 몰려 평균 26.4 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이 분양한 ‘힐스테이트과천중앙’도 319실 모집에 1341명이 신청해 평균 4.2 대 1, 최고 21.67 대 1 경쟁률을 내며 인기를 끌었다.

올해 신규 분양하는 오피스텔 물량도 꽤 많다.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에 들어서는 ‘덕수궁디팰리스’는 지하 7층~지상 18층 규모로 전용 40~129㎡ 오피스텔 170실이 들어선다. 대림산업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일대에 ‘e편한세상일산어반스카이’ 오피스텔을 분양한다. 전용 66~83㎡ 225실 규모다. 경의중앙선 일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GS건설은 오는 10월 성남시 고등지구에서 ‘성남고등자이’ 오피스텔(전용 22~52㎡ 363실)을 분양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강한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중도금 대출받기가 수월한 만큼 자금이 부족한 실수요자라면 ‘아파텔’ 투자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공급과잉 우려는 염두에 둬야 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전국에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총 4만5496실이다. 2016~2017년 연간 5만여실 수준이던 오피스텔 공급 물량은 지난해 7만7000여실로 늘었고 올해는 9만실을 넘어섰다.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철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윤재호 대표는 “수익형 부동산을 고를 때는 주변 수급 상황을 살피고 미분양이 적체됐거나 공급 물량이 몰려 있다면 투자를 자제해야 한다. 경기 침체로 임대수익률이 예전 같지 않은 만큼 할인하는 급매물 상가를 매입하거나 경공매 시장을 노크해보는 것도 요령”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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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헬리오시티 등 서울 강남 신축 아파트 가격이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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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산업센터 투자해볼까

▷대출·세제 혜택 덕분에 인기몰이

또 다른 수익형 부동산으로 지식산업센터 투자를 추천하는 이도 많다. 상가, 오피스텔에 비해 임대수익률이 높은 데다 관련 규제도 적은 덕분이다.

지식산업센터는 1990년대부터 서울 구로·가산디지털단지, 성수동 일대에 들어선 ‘아파트형 공장’이 전신이다. 벤처기업 붐이 일면서 우후죽순 늘어났지만 ‘공장’ 이미지 탓에 부정적인 시선이 많았다. 2010년 이후 명칭을 지식산업센터로 바꾸고 대형 건설사가 지식산업센터 시공에 대거 뛰어들면서 인기몰이 중이다.

지식산업센터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개인사업자가 입주하는 상가와 달리 법인이 장기 계약을 통해 입주하는 만큼 임대료를 받지 못하거나 공실이 생길 위험이 적다. 대출 규제가 강한 주택, 상가와 달리 분양가의 70~80%까지 대출받을 수 있어 소액 투자가 얼마든지 가능하다. 세제 혜택도 꽤 많다. 수분양자가 사무실을 직접 사용하면 취득세 50%가 감면되고 재산세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이 덕분에 지식산업센터 몸값도 갈수록 높아지는 중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지식산업센터 임대료는 3.3㎡당 4만원(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7.1%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영등포구가 10.8%로 가장 많이 올랐고 구로구(10.3%), 성동구(6.7%), 강서구(5.6%), 금천구(4.9%)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장경철 부동산일번가 이사는 “지식산업센터 투자에 앞서 임대수익률과 함께 전용률 대비 임대료 시세, 관리비, 주차 대수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4호·추석합본호 (2019.09.04~2019.09.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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