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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美 GM 직원 4만9000명 파업 돌입...임금·공장폐쇄' 이견 못좁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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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모터스(GM) 노조가 12년 만에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15일(현지 시각) 예고했다.

GM 공장에서 지난 4년간 근무해온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 소속 노동자들이 GM측과 임금 인상, 공장 폐쇄로 인한 고용 안정 등에 대한 이견으로 새로운 협약 체결에 실패하자 파업을 선언한 것이다.

UAW는 미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11시 59분을 기점으로 GM 공장 소속 노동자 4만9000명이 파업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테리 디테스 UAW 부대표는 미시간주(州) 디트로이트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GM이 우리 UAW 회원과 가족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겠다고 선언한다면 그들(GM노조)은 오늘밤 피켓을 들고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 소속 GM 노동자들이 15일 미국 미시간주에서 파업 피켓을 들고 거리에 나왔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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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GM과 UAW는 4년 전에 체결한 노동협약 만료를 앞두고 새 협약을 체결하는 데 실패했다. 이날 GM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GM은 노조에 5400개 일자리와 미국 공장에 70억달러 투자, 임금 인상 및 노동자 당 8000달러 상여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UAW는 "임금 인상과 의료복지 혜택, 고용 안정성, 수익 분배 등에서 이견차를 좁히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UAW는 지난 13일 포드 및 피아트 크라이슬러와는 무기한 근로계약을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노조는 GM이 앞서 선언한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 공장을 폐쇄하고 전기차나 전기차 배터리 공장으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GM은 2020년 초까지 두 지역의 공장을 폐쇄할 계획인데 전기차와 배터리 공장을 가동하기까지 최소 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이 기간 동안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또 노조는 GM의 공장 폐쇄가 2009년 GM이 파산위기에 처할 당시 노동자들이 대대적 구조조정과 급여 삭감에 동의하면서 희생을 감수한 데 대한 배신이라는 입장을 펼쳐왔다.

GM 노조가 2007년 파업 이후 약 12년 만에 파업을 선언했지만 양측의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틴 직첵 미 자동자연구소 부소장은 "양측간 매우 다른 입장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합의를 이루기 위해선 많은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GM 노조가 예정대로 파업에 돌입하면, 2007년 이틀간 진행된 파업 이후 미국 산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파업이 된다. AP통신은 미국 GM의 생산이 중단되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GM 차량 생산도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GM은 1908년 창사 이후 무려 77년 동안 세계 1위 자동차회사였다. 2008년에 토요타에게 왕좌를 내주었고 2016년에는 폭스바겐이 1위에 올랐지만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판매 호조에 힘입어 2016년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GM의 최고경영자(CEO)는 2014년 이후 메리 배라(Mary Barra)가 맡고 있다. 포드와 크라이슬러를 포함한 미국 자동차 3사 중 최초의 여성 CEO다. 배라는 2018년 11월에 미국과 캐나다 소재 5개 공장을 폐쇄하고 종업원 1만4천명(15%)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가 됐다. 트럼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빈사 상태에 빠진 GM을 미국 정부가 회생시킨 것을 기억하라며 배라를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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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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